go to news

detail

“우리의 자랑이었는데”…故 최불암 빈소에 연예·정계 추모 행렬 [종합]

김소연
입력 : 
2026-10-30 18:45:26
최불암.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최불암.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의 마지막 길에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부터 후배 배우, 정치인까지 고인을 추억하며 애도했다.

최불암은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30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유인촌, 나문희, 임현식, 김성환, 박은수, 차인표, 강석우, 김혜수, 선우용여, 이천희, 전혜진, 박상원, 이계인, 김경란, 이홍렬, 진성 등 동료 배우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또 배창호 영화감독,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 재즈 연주자 류복성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된 MBC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고인과 부자로 호흡을 맞췄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년간 아버지로 사셨기 때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다.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고 불렀다”며 “건강이 좋아지면 만나자고 하셨는데 결국 부고를 받게 됐다. 많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애통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원일기’에서 응삼이 역으로 사랑받았던 박은수도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슬퍼서 달려왔다”며 “한두 달 전쯤 찾아뵈려고 했더니 ‘오지 마, 오지 마’라고 하시더라.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친형 같은 분이었다. 단순히 선배 한 분이 돌아가신 게 아니라 너무 큰 배우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나문희는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빈소에 들어섰다. 조문을 마친 그는 “먼저 가셨네. 우리의 자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서 마음 한구석이 많이 섭섭하다. 안녕히 가세요”라며 허리를 숙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과의 추억에 대해서는 “추억이 너무 많아서…그냥 잘 간직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60년간 인연을 이어온 임현식은 “형님이 먼저 가시니까 끝까지 선배 노릇을 하시느라 먼저 가시는구나 싶었다”며 “함께 작품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저세상에 가면 쓸 만한 프로덕션 하나를 차려 작품 활동을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애틋한 인사를 전했다.

‘그대 그리고 나’에서 부자로 호흡을 맞췄던 차인표는 “까마득한 후배들에게도 선배로서 대하시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으로서 동등하게 대해주셨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강석우는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는데 기회를 놓쳤다. 막상 떠나시고 나니 좀 더 잘 모실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워했다.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 ‘황진이’ 등을 연출한 배창호 감독은 자신이 조감독 시절이던 1980년 영화 ‘바람불어 좋은 날’ 촬영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독백하는 장면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아주 감동적이었다. 연기라는 것이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천재적인 것이구나 느꼈다”며 고인을 기렸다.

김성환은 “이순재 선배님과 함께 드라마 역사를 쓰신 분이자 후배들을 정말 많이 사랑해 주신 선배님”이라고 회상했고, 함께 조문한 진성도 “우리 사회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던 시절, 그 시대의 산증인 역할을 해주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최불암.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불암.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고인의 대표작 ‘수사반장’의 주제곡도 빈소에 울려퍼졌다. 이 곡의 봉고 연주를 맡았던 재즈 연주자 류복성은 악기를 들고 빈소를 찾아 영전에서 고인을 위해 마지막으로 연주했다. 그는 “얼굴이라도 뵙고 손이라도 만져보고 싶었는데 면회를 할 수 없었다”며 “도둑놈 없는 세상으로 가셔서 편히 쉬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정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고인과 경쟁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과정 내내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국보급 연기자이자 넉넉한 인격에 있어서도 국민적인 표본”이라고 기억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고인을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한국인의 표상”으로 추모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인이 서울시 홍보대사와 한강예술섬 가꾸기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것을 언급하며 “노들섬 예술섬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것을 못 보시고 가셔서 참 섭섭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고인에게는 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최 장관은 “퇴원하면 술 한잔하자고 하셔서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셔서 안타깝다. 조금 전 술 한잔 올려드리고 나왔다”고 애도했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고인은 ‘수사반장’, ‘전원일기’, ‘그대 그리고 나’ 등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한국 방송사의 한 시대를 이끌었다.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서는 전국 곳곳의 이웃들을 만나 삶의 이야기를 전했다.

장례는 5일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1월 2일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며, 이후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열린다.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측은 본부 1층과 홈페이지에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