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가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오랜 시간 작품을 고르고 기다린 끝에 선택한 영화는 ‘여전히 찬란하게’다. 김혜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고민부터 삶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진솔하게 털어놨다.
패션 매거진 엘르는 22일 김혜자와 함께한 10월호 화보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1961년 데뷔해 올해로 65년째 연기 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김혜자는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를 통해 관객과 다시 만난다.
김혜자는 작품 공개를 앞둔 심경에 대해 “촬영 전에는 내가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곤 한다”며 “공개를 앞두고는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많이 된다. 내가 이 역할을 잘해냈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촬영에 들어간 순간만큼은 후회 없이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고 했다. 김혜자는 “촬영하는 순간만큼은 에너지를 다 쏟았으니까, 두려움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인의 기억을 넘어 한국의 아픈 역사와 소녀들의 꿈, 우정을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김혜자는 이 영화를 두고 “깊은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들의 슬픈 역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작품 속 아이들이 참 아름답다”며 “꽃 같은 소녀들의 꿈과 찬란했던 순간들, 소중한 우정 그런 이야기들”이라고 설명했다.
9년 만에 영화 출연을 결정한 데에는 특별한 계산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김혜자는 “그저 내 마음이 움직였다. ‘하고 싶다’ 이렇게”라며 “이건 느낌이 달랐던 것 같다. 가슴이 약간 이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이유를 되짚은 그는 “왜 그런가 했더니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라 그랬다”고 말했다.
김혜자가 특히 바라는 것은 젊은 관객과의 만남이다. 그는 “특히 젊은 관객들이 많이 봤으면 한다”며 “제 연기를 보고, 그때를 상상해 보고, 현재를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6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배우로 살아온 김혜자는 이제 ‘성취’의 의미도 다르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성취 속에 사람도 들어가고, 사랑도 들어가지 않나”라며 “젊었을 때는 내가 제일 중요했다. 그리고 그건 나쁜 게 아니다. 나를 발전시키니까”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나보다 가족이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
김혜자에게 여전히 찬란한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기록이 아니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로 남는 것, 많은 사람에게 좋은 배우로 기억되는 것”을 꼽았다. 그리고 후배 세대와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얻은 메시지를 건넸다.
“그러니 모두 꿈을 꾸시길 바란다. 그게 어떤 꿈이든 좋다.”
김혜자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여전히 찬란하게’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관객과 만난다. 오는 10월 극장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