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표 ‘보검매직컬2’ 합류, 넉넉히 요리하길”
배우 곽동연(29)이 ‘동궁’에서 비운의 세자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구천(남주혁 분)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 분)이 왕(조승우 분)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액션과 오컬트, 판타지 요소를 결합한 작품으로,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
극 중 곽동연은 왕실의 비극과 저주의 중심에 있는 세자로 특별출연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품 공개 후 연기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곽동연은 아직 인기를 온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얼굴이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잠깐 촬영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5개월 정도 촬영했다”며 “예전에는 드라마가 방송되면 기사 댓글이나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것이 없다 보니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팬분들은 늘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니까 객관적인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많이 봐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에는 정말 감사하지만, 아직 크게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부담감보다는 특수분장이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을 즐기려 했다고도 했다.
곽동연은 “분장처럼 연기를 도와주는 장치가 많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즐겼던 것 같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잘해보자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역시 가장 고된 과정은 귀신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한 특수분장이었다. 곽동연은 촬영 때마다 평균 3시간가량 분장을 받아야 했다. 촬영 후반에는 분장팀의 손이 빨라지면서 소요 시간이 2시간 정도로 단축됐지만, 여름철 촬영이었던 만큼 어려움은 계속됐다.
그는 “목부터 실리콘 패치를 붙였는데, 땀이 차면서 본드가 떨어져 계속 수정해야 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얼굴 형태를 바꾸는 분장 때문에 표정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웠다는 것”이라며 “연기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얼굴에 잘 나타나지 않아서 그 감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왕 역의 조승우, 대비 역의 장영남 등 대선배들과 함께하는 장면에서도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으려 했다.
곽동연은 “모두가 인정하는 선배님들이지 않나. 오히려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했다. 평소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이었다”며 “감독님도 배우들의 연기를 세심하게 봐주시고 원하는 그림을 명확히 알고 계셔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특히 왕을 연기한 조승우 앞에서 독약을 마시는 장면에서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독약을 더 마시는 행동을 추가했다.
그는 “테이블 위에 독병이 보이더라. 확실하게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죽는다’는 원한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독약이 빠르게 퍼진다고 해도 마신 순간부터 변화가 오려면 확실하게 먹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장면에 필요한 감정을 빠짐없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곽동연의 촬영 분량은 작품 후반부에 집중돼 있었다. 한 달에 하루 정도만 촬영장에 나가는 시기도 있었지만, 주연 배우들과 제작진의 열정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남주혁 형과 노윤서 씨는 촬영 분량이 정말 많아서 체력적으로 괜찮을까 싶었다”며 “그런데 감독님과 소통하다 보면 작은 의문도 그냥 두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열정이 느껴졌다. 뜨거운 현장이었고, 저는 그 열정에 한 스푼을 얹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곽동연은 8월 25일 현역으로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다. 입대를 앞둔 현재는 자동이체 설정 등 군 복무 기간에 대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특히 그는 팬들에게 입대 소식을 전하며 군 복무 기간을 ‘인터미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곽동연은 “공연에서 인터미션은 2막을 준비하고 체력을 안배하는 시간이지 않나. 그래서 군 복무 기간을 연기 인생의 인터미션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며 “1년 반 동안 잘 준비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동궁’에서 함께 호흡한 남주혁에게도 군 생활에 관한 조언을 구했다. 촬영 당시 입대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가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경험을 물었고, 남주혁은 곽동연에게 “건강을 잘 챙기라”고 조언했다는 것.
입대 전 시간을 함께 보냈던 tvN 예능 ‘보검 매직컬’ 멤버들의 반응도 전했다.
그는 “박보검 형은 정말 다정한 사람이라 걱정과 우려를 함께 이야기하면서도 제가 잘할 거라고 말해줬다. 이상이 형은 제 입대 이야기를 듣고 말을 잇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웃었다.
곽동연의 입대로 ‘보검 매직컬’ 시즌2에는 배우 고경표가 새 멤버로 합류한다. 곽동연은 고경표와 이전에 작품을 함께한 경험이 있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경표 형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이고, 너무 잘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경표 형이 제 역할을 대신하면서 요리도 해야 할 텐데 두 형이 생각보다 정말 많이 먹는다. 음식 양을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시즌2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혹시라도 시즌3가 만들어진다면 네 명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무엇보다 ‘보검 매직컬’은 곽동연에게 단순한 예능 촬영 이상의 힐링과 배움을 안겨준 시간이었다.
그는 “저는 제가 편한 방식보다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이 편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동네 분들이 편하게 대해주시는 만큼 저도 편하게 다가가야 할지, 아니면 예의 있게 선을 지켜야 할지 고민했다”며 “그러다 ‘우리 할머니라고 생각하자’고 마음을 놓으니 금방 정이 들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형들이 집에 갈 때가 되면 울 것 같다고 했는데, 저는 웃으면서 헤어지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저도 눈물이 나더라”며 “일을 오래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 이별이 힘들어서 마음을 온전히 주지 않게 됐다. 직업도, 살아온 방식도 다른 분들과 마음이 통하고 금방 정이 들면서 제가 사람을 대하던 방식의 전형성을 깨게 됐다. 굉장히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곽동연은 2012년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했다. 이후 ‘구르미 그린 달빛’,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빈센조’, ‘눈물의 여왕’ 등 다양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근 논의 중인 ‘구르미 그린 달빛’ 팀의 재회를 담은 예능에 대해서는 “합류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르미 그린 달빛’을 촬영했던 시기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때였던 것 같다. 인간으로서도, 배우로서도 막 피어나려던 시기에 동고동락했기 때문에 기억이 특별하다. 김성윤 감독님이 배우와 스태프들을 잘 이끌어주셨고, 이후 ‘청춘MT’ 같은 기록도 만들어주셔서 모두의 기억에 좋은 모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애써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선택, 상근예비역 선발 기회를 포기했던 일에 대해서도 후회는 없다고 했다.
곽동연은 “당시에는 상근예비역을 무작위로 추첨했는데 제가 당첨됐었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선택했다”며 “그 선택에는 전혀 후회가 없다. 그 작품을 하지 않았다면 배우로서 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입대는 곽동연에게 배우 인생의 1막을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시간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왔지만, 바쁘게 달려온 탓에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순간도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돌아보면 기억에 구멍이 난 것 같은 시기가 있다”며 “어떤 순간은 명확하게 기억나지만, 어떤 때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좁은 시야로 앞만 보고 열심히 지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순간순간 인생의 챕터를 잘 음미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30대를 앞둔 심경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가까워지니까 흑마법사가 마법을 건 것처럼 ‘교양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는 금제가 생긴 느낌”이라며 “직업인으로서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톱니바퀴로서 제 역할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입대 전에는 조용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마음을 비우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곽동연은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가지 못했다. 시간이 된다면 조용한 지방으로 내려가 여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군 생활 중에는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귀띔했다.
그는 “군대에서는 상명하복하면서 시키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개인 시간에는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고 싶다”며 “영상물을 보는 데 너무 익숙해진 것이 싫더라. 글을 읽거나 무엇을 보더라도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군 복무 중에도 곽동연의 활동 공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영화 한 편이 가을께 개봉할 예정이며, 촬영을 마친 한국 영화 역시 연내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작품이 어떤 성과를 얻을지는 배우의 손을 떠난 뒤 벌어지는 일이다. 최선을 다하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며 “처음에는 제가 귀신 분장을 한다는 것도 잘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동궁’ 팀의 선택을 믿었고, 좋은 결과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궁’이 사랑받고 있는 가운데 입대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인생의 변곡점을 앞두고 있으니 하루하루를 더 곱씹으며 살게 되는 것 같다”며 “제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반갑게 맞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