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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허수아비’ 유승목 “밭 뛰어다닌 박해수·이희준…정말 고생 많아”

김소연
입력 : 
2026-06-08 07:30:00
배우 유승목이 ‘허수아비’에서 활약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SM C&C
배우 유승목이 ‘허수아비’에서 활약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SM C&C

“배우들이 너무 잘하더라고요. 새까맣게 탈 정도로 고생 많았습니다.”

배우 유승목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M C&C 사옥에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극본 이지현, 연출 박준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를 담은 작품이다. 유승목은 극 중 군 장성 출신의 유력 정치인인 차무진 역을 맡아 열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유승목이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바로 범인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다른 촬영 현장에 가면 분장팀이나 스태프들이 ‘범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더라”며 “다들 예측을 못 했다. 시청자들이 예상하지 못하게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웃은 뒤 “대본은 4부까지 먼저 받았는데 감독님이 미리 귀띔을 해주셨다. 저한테만 알려준 건지는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허수아비’는 박준우 감독과 인연에서 출연을 결심한 작품이다. 그는 “감독님이 ‘메리킬즈피플’이 끝난 뒤 몇 번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런 작품을 할 예정인데 함께 하고 싶다고 하셨다”며 “사실 처음 이야기하신 것은 다른 역할이었는데 차무진 역으로 최종적으로 연락을 주셨다. 감사하게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무진은 군 장성 출신 정치인으로 권력과 욕망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유승목은 1980년대의 시대상을 떠올리며 캐릭터를 구축해 현실에 있을 법한 사실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1988년이면 제가 스무 살 정도였어요. 그 시대를 살았던 아버지 세대를 많이 생각했죠. 물론 제 아버지는 차무진 같은 분은 아니었지만요. 권력을 쥐려 하고, 욕망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감정을 느낄지 고민했습니다.”

배우 유승목이 같은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과 차이점을 짚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배우 유승목이 같은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과 차이점을 짚었다. 사진| KT스튜디오지니

‘허수아비’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벌어진 이춘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승목은 같은 사건을 배경으로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도 출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극 중 신문 기자 역을 맡았다.

그는 “그때가 30대 초반이었다”며 “경찰서 앞에서 형사들이 범인을 잡은 것처럼 기념사진을 찍고 그걸 신문 기사로 냈던 장면이 기억난다. 결국 (잡았던 용의자가) 진범이 아니어서 반장이 옷을 벗게 되고 그런 장면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봉준호 감독님이 ‘땅콩 까먹다가 형사들이 오면 갑자기 달라붙는 느낌’이라고 디렉션을 주셨는데 그 감정이 장면에 잘 담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유승목은 또 “‘살인의 추억’이 범인을 쫓는 이야기였다면 ‘허수아비’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었던 의식이 잘 녹아있더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눈물 짓게한 인상적인 장면들도 언급했다.

“태수(박해수 분)가 모든 것을 혼자 떠안고 살아온 세월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있잖아요. 특히 30년 뒤 지원(곽선영 분)과 다시 만나는 신은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곽선영 배우 연기를 보면서도 많이 울컥했고, 피해자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였어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인 만큼, 여전히 이 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와 유족들이 많다. 그만큼 배우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 유승목은 “배우들뿐 아니라 스태프, 감독, 작가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이었다”며 “저 역시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차무진은 작품 속 대표적인 빌런 중 한 명이지만, 유승목은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는 동료 배우들의 노고를 언급했다.

유승목은 “저는 그냥 작품 안에 녹아 있는 캐릭터를 열심히 표현한 것뿐이다. 오히려 그 시대를 직접 살아봤기 때문에 말투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하지 않았나. 모두 너무 잘했다”고 칭찬했다.

“마지막 회가 시작되기 10분 전에 TV 앞에 앉아 있다가 박해수와 이희준에게 문자를 보냈어요. ‘작품 정말 잘 만들었다고, 그런데 너희는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하냐’고 보냈습니다. 이희준은 ‘형님이 함께 해준 덕분’이라고 연락이 왔고, 박해는 ‘너무 감사할 뿐이고, 좋은 현장에서 연기해 행복했다’고 하더라고요.”

고된 촬영 현장에서 동료들이 했을 고생에도 공감하며 후배들의 열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승목은 “저는 극 중 위치가 있는 인물이라 실내 촬영도 많고 상대적으로 편했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은 한여름에 옥수수밭을 뛰어다니고 논두렁을 다녔다. 제가 키워봐서 아는데 옥수수 잎은 정말 날카로워서 살이 다 베인다. 고생 많이 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부 촬영 때 보니 배우들뿐 아니라 감독님과 스태프들까지 전부 새까맣게 타 있더라”며 “더위가 심해서 중간중간 숙소에 들어가 에어컨을 쐬고 올 정도로 힘든 현장이었다고 들었다.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이 작품을 통해 한 축을 더 쌓은 것 같다”며 “무엇보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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