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쌓아올린 커리어라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한순간 실수였을까, 예정된 참사였을까. 배우 이재룡(62)과 뮤지컬 배우 남경주(63)가 40년 공들여 쌓아온 자신의 커리어에 셀프 먹칠했다.
1986년 MBC 1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재룡과 1982년 연극 ‘보이체크’로 데뷔한 남경주는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유명 연예인’이다. 이들은 각각 40년 이상의 커리어를 쌓아오며 노력해왔기에 그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40년 커리어라는 공든 탑을 셀프로 무너뜨리는 건 한순간이었다. 먼저 이재룡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졌다. 이재룡은 지난 6일 오후 11시께 청담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현장을 떠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중앙분리대 10여 개가 부서졌지만 이재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이후 약 3시간 뒤 지인 집에 있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사건 직후 그는 경찰에 “운전 당시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사고 후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튿날 변호인을 통해 “사고 전 소주 4잔을 마셨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재룡이 사고 전 여러 술자리를 오가며 술을 마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음주량이 ‘소주 4잔’보다 훨씬 많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사고 후 추가 음주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술타기’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재룡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 이후 이재룡이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재조명됐다. 지난 2003년 강남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면허가 취소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술에 취해 강남구의 한 볼링장 입간판을 넘어뜨려 파손한 혐의(재물 손괴)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아내 유호정이 지난 1월 31일 첫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를 통해 11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시점이었던 만큼 여론은 더욱 싸늘한 상태다.
이재룡에 이어 남경주가 성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달 남경주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남경주는 지난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다. 피해자가 현장을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경주는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측의 진술과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에서 조사 중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그의 과거 이력이 파묘됐다. 고등학생 시절 삼청교육대에 다녀온 것을 시작으로 음주운전 및 무면허 운전 전력이 재조명 됐다. 남경주는 지난 2002년과 2003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고, 2004년에는 무면허 상태로 운전하다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남경주는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홍익대(이하 홍익대) 공연예술학부 부교수에서 직위 해제됐다. 개강 전 직위해제 조치가 이뤄졌고, 남경주가 맡고 있던 수업은 현재 다른 교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송치 사실이 보도된 후 남경주는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이 연락두절 상태다.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 중이던 남경주는 본인의 휴대전화를 꺼놓고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SNS 계정 역시 미리 삭제했으며, 온라인 백과 사이트인 나무위키에서자신의 데이터베이스를 모두 지우려 시도한 흔적이 포착되기도 했다. 공식 입장 역시 없는 상태다.
누리꾼들은 “음주운전에 성폭력은 무조건 연예계 퇴출에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다”,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더이상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거짓말에 연락두절이라니, 태도부터 문제다”라며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입장을 번복하며 거짓말 의혹에 휘말린 이재룡, 이틀째 연락두절하며 입장을 내놓지 않는 남경주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될까. 두 사람 모두 억울한 부분을 주장하고 있는만큼 수사를 통해서 해당 사건들의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져야 하겠다.
그러나 40년 커리어에 스스로 먹칠을 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뒤에도 적당한 자숙 후 참회한다며 뻔뻔하게 복귀를 시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두 사람이 대중을 기만하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