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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 김현주 “연상호 감독, 내 모습 발견해줘…지금이 딱 좋아” [인터뷰]

양소영
입력 : 
2026-10-16 13:44:41
“‘100일의 거짓말’ 이무생과 커플 반응, 이렇게 뜨거울 줄 몰라”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배우 김현주가 영화 ‘실낙원’으로 15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에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김현주는 극 중 류소영 역을 맡아 아들을 잃은 상실감과 돌아온 아들을 마주한 혼란, 복잡한 모성의 감정을 그려냈다.

김현주가 극장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것은 2011년 개봉한 ‘시선 너머’ 이후 약 15년 만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소감을 묻자 그는 “배우 입장에서는 작품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뿐인데, 이번에 영화가 정말 오랜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영화계에서 나를 부르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예전과 달라진 점도 있더라.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촬영이 끝나고도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홍보 활동을 하면서 달라진 환경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은 김현주와 연상호 감독의 네 번째 만남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영화 ‘정이’ 등을 통해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연상호 감독에 대해 “감독님이 가벼운 농담만 하는 분이었다면 지겨워졌을 수도 있는데, 굉장히 똑똑한 분이다. 재미있기도 하고 현장에서 배우들을 신뢰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걸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멋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님과 계속 작업한 건 의도한 일이 아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면을 봐주시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셨기 때문”이라며 “좋은 캐릭터를 주더라도 작업 과정이 즐겁지 않았다면 고민했을 텐데, 지금까지의 작업은 늘 좋았다. 앞으로도 제가 생각하지 못한 캐릭터를 제안해 주신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실낙원’은 총 14회차 만에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다. 김현주는 “보통 70~80회차 정도 촬영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14회차, 한 달 정도 촬영했다. 준비 기간도 길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누고 몇 달 만에 촬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옥’, ‘정이’를 함께했던 스태프들이 많이 참여해서 아는 얼굴도 많았고, 현장 분위기도 편했다. 그렇다고 허투루 했다는 건 아니다. 저 역시 영화가 오랜만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저에게는 좋은 시스템이었다”고 덧붙였다.

짧은 촬영 기간에 따른 아쉬움도 있었다. 그는 “촬영을 마치고 나면 ‘이런 부분을 놓친 것 같다’, ‘저건 조금 과잉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더 길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며 “오히려 압축적이고 날것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점이 이 영화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김현주가 ‘실낙원’에 끌린 이유 중 하나는 인물이 지닌 결핍이었다. 그는 “저는 결핍이 있는 캐릭터에 끌리는 편”이라며 류소영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되 그의 선택을 무조건 정당화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는 “배우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이해해야 하는 사람이지만 이해와 정당화는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류소영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만 그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다루는 모성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다. 그는 “모성애는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을 함께하지 않아도 그 모성애가 절대적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촬영이 끝난 뒤에 하게 됐다”며 “연기할 때만큼은 철저하게 류소영이 되려고 했다”고 전했다.

영화의 제목인 ‘실낙원’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았다. 김현주는 “내가 낙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낙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결국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소영의 모든 선택은 결국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모자 호흡을 맞춘 배우 배현성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현주는 “현성이에게는 쉽지 않은 연기였을 것이다. 그전의 서사나 감정을 직접 보여주는 과정 없이,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 안고 등장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노력했다. 그만큼 결과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내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싸웠을 텐데, 그런 과정이 배우로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발전할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작품 속 류소영의 낙원에 대해 이야기한 김현주는 자신이 현실에서 생각하는 낙원으로 지금의 삶을 꼽았다.

그는 “저의 요즘 낙원은 ‘실낙원’이다”라고 웃으며 “사실 낙원이라는 단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지금은 제가 원하는 대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이 딱 좋다. 몇 년 전 생각했던 일과 삶의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 이제 제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고, 평온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평온함을 얻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과거에는 배우로서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래 연기하기 위해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현주는 “저는 배우로서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이 아니다. 현장에서 배우고 익혔기 때문에 온전히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그러다 보니 작품이 끝나면 너무 소진돼서 허무함을 느끼거나 몸이 아프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렇게 해서는 오래 연기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오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1년에 작품 하나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저만의 템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 과정에서 김현주에게 도움이 된 것은 운동과 다양한 취미, 그리고 캠핑이었다.

그는 “예전에는 사색보다 고민이 많았고 자책도 많이 했다. 제가 하는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했고, 왜 그랬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그때는 생각을 멈추기 위해 몸을 많이 움직였다. 운동도 하고 악기나 도예처럼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다녔다”고 회상했다.

이어 “작품이 끝나면 스스로를 비워내는 연습을 하다 보니 캠핑이 취미가 됐다. 자연 속에서 바람을 느끼고 오감을 깨우면 생각을 덜어낼 수 있어서 좋다. 가끔은 어디론가 떠나 가만히 앉아 있다가 돌아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현주는 “어느 순간부터 작품이 잘되면 좋고, 안 되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잘되면 너무 좋지만 그 결과로 제 인생이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에도 ‘사색’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저 역시 사색을 통해 지금의 제가 됐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생각했고, 그런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며 “사색은 진짜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진짜 나를 만들어가는 일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실낙원’ 김현주. 사진|CJ ENM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김현주는 “중요하게 정해둔 기준은 없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기 전에 배우로서 저 자신을 도화지처럼 비워두는 게 중요하다. 온전히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특별한 테크닉이 있는 배우가 아니다. 감정에 매달리는 스타일이다.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다”며 “예전에 묵호에서 대본을 읽고 잘된 적이 있어서 한동안 그곳에 가서 읽기도 했다. 캠핑장에서도 대본이 잘 읽히더라. 처음 느꼈던 감정을 기억해 뒀다가 순차적으로 꺼내 쓰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tvN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김현주는 작품을 통해 만난 동료들을 떠올리며 “생각하면 너무 예쁜 사람들이다. 제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무생과의 호흡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는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이야기들을 전해 듣고 있다.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실 줄은 몰랐다”며 “저도 우리 커플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예상보다 훨씬 큰 사랑을 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있으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변함없는 미모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에는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김현주는 “손을 안 대는 게 답인 것 같다”며 “가벼운 레이저 시술을 받은 적은 있지만 과하게 손을 대는 순간 오히려 허점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얼굴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다. 잘 쉴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직 철이 들지 않은 면도 있는데, 그런 모습도 계속 가져가고 싶다. 재미없는 농담도 하고 그런다”고 웃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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