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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AI 영화 가능하다니”…하정우, ‘스틸레이’에 놀란 이유

양소영
입력 : 
2026-09-07 17:37:43
하정우. 사진|강영국 기자
하정우. 사진|강영국 기자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AI 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생성형 AI가 기존 창작자를 대체하기보다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스틸레이’ 블라인드 시사 및 간담회가 열렸다. 설우인 감독, 조연출 원경혜, 아이노스 스튜디오 함슬기 대표와 강태경 리더, 오세은 리더,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하정우 부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경에 대해 “쉬고 있을 때 감독님께 연락을 받았다.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고,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콘텐츠 산업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K드라마를 비롯해 문화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며 “최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령을 받은 뒤 AI 기반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직접 AI 영상 관련 연구를 했던 경험도 언급했다. 하 부위원장은 “3~4년 전 비디오 생성형 AI 관련 논문을 쓴 적이 있다”며 “당시에는 몇 초 단위 영상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오늘 보니 지난해와 다르고, 6개월 전과도 또 다르다. 영상 생성 AI가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절하게 지원한다면 AI 시대에도 강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그것이 저희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스틸레이’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굉장히 재미있고 놀랍게 봤다”며 “기존 영화와 비교하면 당연히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현재 기술의 한계지만 6개월 전과 1년 전이 다를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AI 콘텐츠 산업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점도 짚었다.

하 부위원장은 “현재 생성형 AI 모델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창작 도구는 일정한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서비스가 업데이트되거나 라이선스 정책이 바뀌면 제작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AI 전략도 앞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될 텐데 창작자들이 AI를 쉽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뿐 아니라,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정책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틸레이’ 사진|라온컴퍼니플러스
‘스틸레이’ 사진|라온컴퍼니플러스

AI 정책에서 영상 콘텐츠 분야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기존에는 기술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할 때 얼마나 똑똑하고 수학 문제를 잘 푸는 혁신적인 AI를 만들 것이냐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며 “반면 콘텐츠 생성 분야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텍스트 데이터와 달리 영상 콘텐츠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높지 않았지만 오늘 시사회를 보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조금 더 논의하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I가 기존 영화 산업 종사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하 부위원장은 “기존 창작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AI가 기존 창작자를 100%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V가 나왔다고 라디오가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시장이 나뉘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향유하는 콘텐츠의 종류가 달라지고 선택지가 더 늘어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영화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존 창작 과정에서 시간이나 비용을 줄이거나 위험한 촬영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데 AI가 기여할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지원한다면 기존 창작자와 AI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레이’의 완성도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하 부위원장은 “90분짜리 AI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며 “그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제작진에게 대단하고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또 “우리가 문화강국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AI 시대의 문화강국으로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챙겨야 할 것 같다”며 “오늘 영화를 통해 그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 부위원장은 “현재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지원은 있지만, 완성된 작품이 실제 관객에게 소비될 수 있는 체계는 기존 극장 시스템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며 “AI 콘텐츠 특성에 맞춰 효과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I 콘텐츠 소비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가 다음 콘텐츠 제작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창작자와 기업, 소비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며 “할리우드와 넷플릭스 중심으로 고착화된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부분도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00% AI 툴로 제작된 AI 영화 ‘스틸레이’는 자율 판단 로봇 ‘에이라(AIRA)’가 인간을 위협 요소로 판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액션 영화로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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