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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게워내며 -15kg”…박지훈, ‘왕사남’으로 증명한 성장 [인터뷰]

한현정
입력 : 
2026-01-30 07:00:00
“무섭고 두려웠던 도전, 피폐함·심적 변화 나만의 느낌으로 표현”
“유해진에 예쁨받은 비결? 가식없이 눈치껏 행동”
“워너원 재결합 뭉클…강다니엘·라이관린은 빠져”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제가 단종을? 솔직히 무서웠어요. 감독 님의 ‘너여야만 해’란 말에 용기 얻었죠.”

배우 박지훈이 대선배 유해진과 함께 한 첫 사극 도전을 성공리에 마쳤다.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이하 ‘왕사남’)을 통해서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박지훈)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경은 계유정난 이후 폐위된 단종이 유배된 시기다. 청령포에서도 가장 외딴 곳,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는 마을의 부흥을 위해 일부러 유배지를 자처한다. 그가 기다린 건 권세 있는 양반이었지만, 그곳에 도착한 인물은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둘은 그렇게 살얼음판 위 환장의 동거를 하게 된다.

극 중 단종 이홍위으로 분한 박지훈은 역할을 위해 무려 15kg을 감량했다. 고작 12세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지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비운의 어린 왕, 그 피폐함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그냥 안 먹었다”고 운을 뗀 뒤 “사과 한 쪽만 먹으니까 잠도 안 오고 피폐해지더라. 그 모습을 그대로 잘 살려 담고 싶었다. ‘야위었다’는 것의 상위 표현으로, ‘피골이 상접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일부러 운동도 아예 안 했다”고 말했다.

“당시 활동 비수기라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자고 놀았던 때에요. 휴가 기간이라 스트레스 없이 놀다 장항준 감독님을 뵈었는데 절 보시고는 놀라셨을 것 같아요.(웃음) 두 달 만에 15kg을 감량했고, 촬영 시 먹는 장면에서 먹고 나면 게워냈어요. 몸 상태가 정말 최악이었죠. 모든 촬영이 끝날 때까지 감량 상태를 유지했고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거든요.”

처절할 정도로 온 정성을 다해 준비한 박지훈. 그는 처음 이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솔직히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감히 제가 그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지, 그 공허하고 고통스러운 심정을, 소란한 삶을 담을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것도 첫 영화에서요. 압박감이랄까,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무서웠어요.”

그럼에도 도전의 용기를 얻은 장항준 감독의 강한 믿음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세 네 번 미팅을 했고 네 번째로 만났을 때 감독님께서 ‘단종은 너여야만 해’라고 하셨다. 그 한 마디를 듣고 차 타고 집에 가는데 창밖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자신감도 생기더라. 그 말 덕분에”라고 미소지었다.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앞선 인터뷰에서 유해진은 그에 대해 “진짜 괜찮은 놈. 예쁘고 고맙고 아들 같은 후배”라며 이례적인 격한 애정을 표한 바 있다.

그에게 ‘유해진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았느냐’라고 묻자, “잘 보여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빈말 없이 자연스럽게 진심으로 선배님에게 향했다. 그게 전부”라고 답했다.

박지훈은 “감정 신이 있는 날보단 상대적으로 라이트한 신일 때 다가가려고 했고, 선배가 대기 중이거나 세팅 중일 때 주변을 걸으시는데 생각에 잠기시거나 읊조리고 계실 때는 다가가지 않았다. 눈치껏 행동했다”며 웃었다.

“정말 사소한 것부터 묵직한 이야기까지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렇게 가까워졌고요. 사실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연기와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실제로 웃는 신도 실제 웃음처럼 웃으시니까...‘저게 연기일까? 실제 선배님 웃음일까?’ 싶었어요. 모든 게 제겐 배움이었죠.”

자신을 아끼고 믿어주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한 만큼, 두려웠던 그의 도전은 성장이란 값진 선물로 돌아왔다.

“제 두려움과 무서움 때문에 일과 작품까지 망가뜨릴 순 없지 않잖아요. 그게 붜든 주어진 순간에 최대한 몰입하고 집중하고 진심을 다했어요. 열심히 부딪혀보면서요. 호흡이라든지 눈빛이 변해가는 과정을 특히 신경 썼고, 저만의 느낌을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박지훈. 사진 I 쇼박스

아역 배우 출신인 그는 2017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워너원’ 멤버가 됐고, 이후 배우 활동을 병행해왔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세상 참 예쁜 오드리’, ‘약한영웅 Class’ 시리즈 등에서 활약하며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엠넷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워너원 멤버들과) 재결합해 오랜 만에 팬들과 만난다.

박지훈은 “‘왕사남’ VIP 시사회에 워너원 멤버들도 오냐”는 질문에 “스케줄이 되는 멤버들은 오기로 했다. 본인들이 먼저 나서서 오겠다고 해 고맙고 감동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복귀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은 이미 다 했다. 촬영 외 멤버들은 두 번씩 더 만난 걸로 아는데 저는 촬영이 있어서 못 갔다”면서 “라이관린은 중국에 있고, 강다니엘 형은 군대에 가야 해서 참여하지 못했다. 그밖의 멤버들은 흔쾌히 수락해서 너무나 재밌게 촬영했다. 같은 곳을 보고 이렇게 모였다는 게 신기하고 뭉클했다”고도 했다.

더불어 “활동했던 기간 동안 가족들보다 더 많이 보고 함께 생활했던 멤버들이다. 평소 연락을 막 잘 하진 않지만, 언제 봐도 형·동생 할 수 있는 사이”라며 “요즘엔 단톡방이 너무나 활발하게 활성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왕사남’은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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