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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너와 나의 5분’ 현우석, 언제나 초심으로

양소영
입력 : 
2025-11-04 20:03:43
“완벽했던 시나리오, 엄하늘 감독 큰 힘”
“밝은 심현서 믿고 연기, 베스트 오브 라이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배우 현우석(24)이 감성 영화 ‘너와 나의 5분’으로 스크린의 문을 두드린다.

‘너와 나의 5분’(감독 엄하늘)은 모든 것이 낯설고도 새로웠던 2001년을 배경으로, 좋아하는 음악과 비밀을 공유하던 두 소년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현우석은 극 중 재민 역을 맡아 복잡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현우석은 영화 ‘너와 나의 5분’에 대해 “추워지는 계절에 어울리는 따뜻한 감성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이렇게 완벽한 시나리오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민은 처음엔 경환에게 상냥하고 다정한데, 갑자기 확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기하기 어렵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다. 재민이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퀴어 소재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전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라며 “미성숙한 나이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복잡한 감정을 담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민의 마음을 묻자 “재민이 경환에게 첫눈에 반했다고 봤다. 농구 가르쳐 줄 때도, 음악 얘기할 때도 이미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라며 “장난처럼 말해도 다 진심이 담긴 말들이었다”고 귀띔했다.

‘너와 나의 5분’ 심현서,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너와 나의 5분’ 심현서,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현우석은 이번 작품에서는 대구 사투리를 소화했다. 그는 “사투리 연기도 도전이었다”며 “대구 출신인 엄하늘 감독과 주 3회씩 만나 억양과 높낮이를 연습했다. 감독님이 직접 녹음해 준 파일을 들으며 톤을 찾아나갔다”고 말했다.

2001년이라는 시대적 배경도 흥미로운 요소였다. 2001년 태어난 그는 기억은 희미할지라도 당시의 소품과 분위기가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현우석은 “뚱뚱한 모니터를 쓰다가 슬림형으로 바뀐 게 기억난다”며 “글로브 음악도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굉장히 세련되더라. 좋은 노래는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는 김광석 유재하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대사가 많지 않은 대신, 섬세한 표정 연기가 중요했다. 이에 그는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고, 절제된 톤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감독님과 심현서를 믿고 연기했다. 그래서 감정의 롤러코스터 같은 장면들도 잘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촬영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등을 보며 역할에 몰입했다고도 했다.

특히 현우석은 함께 호흡을 맞춘 심현서에 대해 “이미 ‘빌리’로 잘 알려진 배우였고, 정말 밝은 친구였다. 현장에서 소심한 저를 잘 끌어줬다. 저보다 어리지만,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엄하늘 감독에 대해서는 “포커페이스가 장난 아니셨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연기 경험이 있으셔서 배우를 기다려주는 여유가 있었고, 부끄러움이 많지만 지켜봐 주고 칭찬해 주는 분이었어요. 그 믿음이 연기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현우석. 사진|트리플픽쳐스

음악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도 들려줬다. 고등학생 시절, 모델 일을 위해 춘천에서 서울로 버스를 타고 다니던 그는 김광석의 ‘혼자 남은 밤’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차 안에서 자주 틀어주던 ‘사랑했지만’은 지금도 마음속 낭만으로 남아 있다.

내년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주연작 ‘기리고’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는 “촬영 전 3일은 잠도 못 잤다. 엄청난 도파민이 밀려오더라”면서도 “상업 영화든 독립영화든 같은 마음으로 준비했고, 진심으로 소통하며 임했다”고 말했다.

2022년 개봉한 영화 ‘너와 나의 5분’부터 ‘너와 나의 5분’까지 열심히 달려온 현우석은 두 작품이 자신의 ‘초심’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는 “이상하게 초심이란 말이 좋다. 그 초심을 항상 지키고 싶다. 하루이틀 할 일이 아니니까, 천천히 한 단계, 한 단계 밟아 가고 싶다”며 “저희 영화는 마지막까지 봐야 진정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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