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영 감독(79)이 한국영화공로상을 받았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렸다. 배우 이병헌이 사회를 맡았다.
한국영화공로상은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정지영 감독은 “조 감독부터 하면 영화한 지 50년 됐다”며 “카메라 앞에는 열심히 연기한 연기자가 있었고, 카메라 뒤에는 저와 밤을 지새운 스태프들도 있다. 또 영화를 지켜봐준 관객들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반세기 순탄치 않았다. 때로는 거친 파도와 싸웠고 열심히 노를 저었다. 그 거친 강을 건너온 건 저 혼자가 아니라 선배 동료 후배가 있다. 이 상은 그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정지영 감독은 “지금 잠시 한국 영화가 위기에 처해있지만, 한국영화인들은 힘차고 바람직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 부산영화제를 즐기러 온 관객, 해외 게스트 여러분 어딘가 보석 같은 한국영화가 있으니까 찾아서 즐겨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지영 감독은 1982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한 뒤 지난 40여 1년간 한국사회의 이면과 시대적 과제를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들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 ‘블랙머니’(2019) ‘소년들’(2020) 등 사회적 갈등, 인권, 정의를 향한 묵직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한국영화사에 족적을 남겼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의 활동을 넘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영화계의 발전과 후배 영화인 양성에 기여해온 바 있다.
30회를 맞이한 올해 부산영화제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87편, 동네방네비프 32편을 포함해 총 64개국, 328편의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됐다. ‘어쩔수가없다’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이 출연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6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