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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내 필모 이상해…평범한 역할이 낯설어” [인터뷰②]

김소연
입력 : 
2026-10-14 07:00:00
수정 : 
2026-10-14 09:34:46
배우 이준혁. 사진| 티빙
배우 이준혁. 사진| 티빙

([인터뷰①]에 이어)배우 이준혁에게 평범한 직장인 연기는 오히려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동안 살인자부터 야망에 가득찬 검사까지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두고 “너무 이상하다”며 웃었다.

“이미 이상한 걸 많이 했어요. ‘범죄도시’도 그렇고, 살인자 역할도 했고요. ‘좋거나 나쁜 동재’도 이상하고요. 하하. 다들 말렸던 작품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 커리어가 너무 이상해서 ‘나의 완벽한 비서’를 했는데, 오히려 평범한 역할이 제가 한 것 중에 이상해 보이더라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던 덕에 그동안 연기했던 인물들과 달리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의 캐릭터들은 저라는 사람을 많이 지웠다면, 이번에는 저를 조금 더 쓸 수 있었다”며 “은태는 보통 사람이라면 할 법한 생각을 한다. 목소리부터 평소 제 리듬을 가져갈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 연기를 할 때는 장면을 과하게 채워야 하는 순간도 있는데, 이번에는 미묘한 연기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준혁은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를 두고 ‘첫 주연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기존 작품인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좋거나 나쁜 동재’는 스핀오프였다”며 “이번에는 여러 인물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지점이 와닿았다”고 밝혔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언급했다. 그는 “모든 것이 올바르게 굴러갈 때 나오는 기적 같은 것들을 좋아한다”며 “사회를 헤집는 작품도 좋아하지만, 그렇게 헤집고 난 뒤에는 어떤 모습이 보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서현우를 향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준혁은 오히려 서현우 덕분에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했다.

“저는 현우 형 때문에 제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열심히 하고 연기에 진심인 사람이 제 리듬에 맞춰주려고 하잖아요. 그러면서도 더 열심히 하고요.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니 예전 생각도 났어요. 누군가 저를 서포트해 줬을 때 저도 더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이준혁은 “현우 형이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슈퍼스타가 됐으면 좋겠다”며 “제가 가장 많이 살펴보는 게 현우 형 작품이다. 그 안에 쌓인 것들이 보인다. 보이는 곳이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말 훌륭한 배우이자 ‘업자’다. 캐스팅하면 촬영 시간을 줄여주는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업자들끼리는 그게 중요한 이야기 아니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촬영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각 팀이 경쟁적으로 애드리브를 펼쳤던 상상 장면을 꼽았다.

“새벽 2~3시쯤이었는데 팀마다 차례대로 촬영했어요. 앞 팀에서 강한 애드리브를 하니까 저희도 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됐죠. 팀끼리 경쟁이 붙은 거예요. 현우 형이 눈을 까뒤집고 넘어지는데 저희가 승리한 느낌이었어요.(웃음) 새벽 3시라 대충 해도 됐을 텐데 다들 어떻게든 웃기려고 몰입했죠.”

이준혁은 연기에 진심인 동료들을 보며 질투보다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잘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는 게 보인다. 촬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타이밍을 맞추고,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도 하지 않나”며 “그런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반하게 된다. 극장에 돈을 내고 가서 봐야 할 사람들이 제 앞에서 연기를 보여주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배우 이준혁. 사진| 티빙
배우 이준혁. 사진| 티빙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과정에서는 현실적인 고민도 따른다. 이준혁은 배우가 언제나 원하는 작품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가능한 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원하는 걸 계속할 수는 없어요. 배우는 선택받는 입장이니까요. 그래도 조금씩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죠. 제가 갈 수 있는 순번보다 더 뒤에 캐릭터를 연기하는 식으로요. 손해를 본 것도 많지만 도전하려면 잃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유연하게 가려고 해요.”

연기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는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을 꼽았다.

그는 “과거를 잘 돌아보는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첫 장편인 ‘조강지처 클럽’이 가장 큰 도약이었다”며 “‘범죄도시’도 왜 저한테 연락이 왔을까 싶었다. 미래가 확정된 적이 없어서 작품을 하자는 연락이 올 때마다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기존 작품을 참고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작품 기획과 제작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이준혁은 “몇 년 안에는 레퍼런스가 없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며 “그러면서 시작하면 또 후회할 거다. ‘아, 안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나’ 하면서. 그래도 그런 걸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저는 수미상관을 좋아해서 잘 마무리된 것 같다”며 “시즌2는 드라마 속 상황과 비슷하다. 대표나 전무님 정도 되는 분들이 기회를 줘야 은태가 나설 수 있는 것처럼”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준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함께한 배우와 제작진이 주목받은 것이 가장 기쁘다고 했다.

“처음부터 바랐던 건 우리 드라마의 모든 배우가 이 작품을 발판 삼아 주목받았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감독님도 드라마 입봉이셨고요. 그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좋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덤덤한 편인데, 주변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제야 좋은 일이구나 싶어요.”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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