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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스토킹’이었다…그럼에도 황정민에게 남은 숙제 [연예기자24시]

한현정
입력 : 
2026-09-08 16:47:59
스토킹 피해자 인정됐지만 ‘쌍방관계’ 주장까지 허위 판정은 아냐
톱스타에게 필요한 ‘적절한 경계’란
황정민. 사진ㅣ스타투데이DB
황정민. 사진ㅣ스타투데이DB

결론은 명확하다. 스토킹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모든 서사를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은 스토킹범죄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원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단호했다. 황정민의 거부 의사를 인식하고도 반복적으로 연락을 시도했고, 메시지의 내용과 빈도 역시 피해자에게 불안과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고 봤다.

적어도 이 형사 재판 안에서 황정민은 명백한 스토킹 피해자다. 과거 어떤 사이였든,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힌 이상 선을 넘은 반복적 접촉은 정당화될 수 없다. 여기까지가 법이 확인한 영역이다.

하지만 판결 직후 일각에서는 A씨가 주장해 온 ‘쌍방관계’ 의혹까지 완벽히 해소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스토킹 유죄 판결을 두 사람의 과거 관계 전반에 대한 면죄부로 받아들이는 시선이다.

과연 그럴까. 스토킹 범죄의 성립과 그 이전 관계의 성격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재판부 역시 “설사 연락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A씨의 행위는 선을 넘어섰다고 짚었다. 법원의 시선은 관계의 시작이 아닌 ‘거부 이후의 행위’에 맞춰져 있었다. 처음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고 어느 정도의 친밀함을 주고받았는지까지 가려내야만 스토킹을 입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논란 초기 공개된 정황은 이번 판결이 다룬 영역보다 복잡했다. ‘첫 데이트’라는 표현이 담긴 초기 대화, 사적인 만남과 가족 이야기까지 오간 정황이 알려졌다.

물론 이것만으로 A씨의 ‘쌍방관계’ 주장을 사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친밀한 대화가 곧 연애를 뜻하지 않으며, 감정의 온도가 양쪽 모두 같았다고 볼 근거도 없다. 다만 스토킹 유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그 이전에 존재했던 사실관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시 대중의 시선이 황정민을 완벽히 ‘무결한 피해자’로만 바라보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팬의 호의에 응하는 과정에서 보인 과도한 친절, 관계를 매끄럽게 정리하지 못한 초기 대응이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 역시 존재했다.

단, 이러한 처신이 스토킹의 원인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누군가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가 범죄의 빌미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법적 책임과 별개로, 관계 안에서 보여준 처신의 적절성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황정민. 사진ㅣ스타투데이DB
황정민. 사진ㅣ스타투데이DB

기혼자인 톱배우와 그를 향해 강한 호감을 표한 싱글 여성 팬. 처음부터 영향력과 감정의 무게추가 같기 어려운 관계다. 그렇기에 영향력을 가진 대중스타 쪽에서 훨씬 선명한 경계를 설정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팬과의 만남이나 사적인 대화 자체가 죄는 아니다. 하지만 스타를 향한 특별한 감정을 가진 상대라면, 자신의 작은 호의가 어떤 신호로 읽힐지 한 번 더 신중하게 살펴야 했다.

법은 범죄 여부를 가릴 뿐, 인간관계의 섬세한 윤리까지 판정해주지 않는다. 법의 테두리 바깥에는 늘 ‘관계의 윤리’가 존재한다.

쌓아온 신뢰와 이미지가 곧 자산인 톱스타에게는 관계를 맺는 것만큼이나 ‘어디서 어떻게 선을 그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황정민에게 이번 사건이 남긴 진짜 숙제는 법적 판결 너머의 바로 이 지점이다.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고 해서 이전의 모든 선택이 완벽해지는 것은 아니다. 신중하지 못했던 처신과 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은 현실의 인간관계 안에서 얼마든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스타의 유명세는 엄청난 자산인 동시에, 작은 친절조차 거대한 오해로 부풀려질 수 있는 왕관의 무게이기도 하다. 피곤하고 억울할 수 있지만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한 사람의 행보에 가족과 동료,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삶이 함께 얽혀 있기 때문이다.

법의 보호가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이 세운 관계의 경계가 충분히 단단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두 가지는 모순되지 않는다. 유명세의 빛을 누리면서 그림자만 골라 피할 수는 없다. 억울함 속에서도 한 번 더 경계를 다잡는 것. 황정민이라는 이름을 더 견고하게 지켜내는 길은 결국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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