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인터뷰②] 유승목 “류승룡 문자에 울컥…‘60대·70대도 같이 가자’고”

김소연
입력 : 
2026-06-08 07:30:00
배우 유승목이 데뷔 36년만의 첫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사진|SM C&C
배우 유승목이 데뷔 36년만의 첫 수상 소감을 밝혔다. 사진|SM C&C

([인터뷰①]에 이어) 유승목에게 올해는 배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 해였다.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하며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데뷔 36년만의 첫 수상을 한 그는 수상 소감으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수상 소감 영상을 정말 여러 번 봤어요. 시상식이 끝나고 바로 충남에서 촬영이 있었는데 이동하면서 계속 돌려봤죠. 함께 있는 매니저 보기가 민망해할 정도였어요. 하하. 그래서 ‘영상을 다 봐야 댓글을 볼 수 있는 것 같아’라고 했죠.”

그는 “정말 꿈만 같았다”며 “내가 받은 게 맞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수상하고 자리로 돌아간 뒤 쉬는 시간에 아내에게 전화를 했는데 계속 울고 있더라. 15분이 지나도 울고 있었다. 가족들이 다 눈물바다가 됐다”며 아내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수상 이후 출연한 ‘유 퀴즈 온 더 블럭’도 아내와 함께 봤단다. 그는 “아내와 함께 방송을 봤는데 저는 앞에 앉고 아내는 뒤에 앉아 있었다. 돌아보진 않았지만 분명 울고 있었을 것 같다. 저도 글썽였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수상 이후 주변 동료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그는 “박준화 감독님도 축하 연락을 주셨고, 이희준 배우는 시상식장에서 직접 찾아왔다. 제가 상을 받고 인터뷰를 하는데 뒤로 와서 ‘형 축하해요’ 하더라”고 인사했다.

특히 배우 류승룡에게 받은 진심이 가득 담긴 메시지는 그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류승룡 배우가 인터넷에서 저와 함께했던 작품들을 전부 찾아서 보내줬어요. ‘7급 공무원’, ‘염력’,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까지 연도별 사진을 정리해서 보내면서 ‘형, 우리가 30대, 40대, 50대를 함께했네. 60대, 70대도 멋지게 같이 가요’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얼마나 고마운지…. 저를 잘 챙겨주는데 이번 시상식에서도 제가 상을 받는 걸 보고 울더라고요. 저도 많이 울컥했어요.”

평소 댓글을 잘 보지 않는다는 유승목도 이번만큼은 반응을 찾아봤단다. 그는 “원래는 댓글을 잘 안 본다. 저에 대한 이야기를 써주는 분도 없지 않겠나 싶었다. 그런데 백상 이후에는 조금 봤다. ‘무빙 때부터 봤다’, ‘손 더 게스트 때부터 봤다’ 며 연기를 잘한다고 좋게 써준 글이 많더라”고 말했다.

이 댓글들 덕에 유승목은 오랜 ‘꿈’을 떠올렸다. 그는 “연기를 시작한 뒤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되자’는 것이 꿈이었다. 그 생각이 나면서 ‘내가 꿈을 이룬 건가?’ 싶더라. 한편으로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실망시키면 안 되는데 싶더라.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연이은 연기력 호평과 인생 첫 수상까지. 이제 유승목의 ‘전성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승목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성기라는 말은 왠지 끝이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지금 백상 받고 ‘유퀴즈’도 나가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저는 이게 얼마나 갈까 생각해요. 곧 다시 원래 제 패턴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상에 대한 욕심도 이제는 없어요.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 유승목이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을 드러냈다. 사진|SM C&C
배우 유승목이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을 드러냈다. 사진|SM C&C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하면서도 배우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의 바탕에는 가족도 있지만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간절함이 있었다. 유승목은 1990년대 초 연극 무대에 올랐던 시절을 돌아봤다.

“악극 ‘홍도야 울지마라’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저는 새우젓 장사 역할이었어요. 대사도 없는 역할이었죠. 그런데 제가 손을 들고 하겠다고 했어요. 정말 열심히 했더니 연출 선생님이 담장 밖을 지나가는 역할이던 저를 무대 안으로 들어오게 해주셨습니다. 미국 공연에서는 객석 뒤에서부터 등장하게 해주셨는데 관객들이 박수를 쳐주셨어요.”

당시 고(故) 김상열 연출가가 건넨 한마디는 지금까지도 그를 지지해주는 힘이 되고 있다. 유승목은 “공연이 끝난 뒤 선생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승목아, 너 지금처럼만 끝까지 열심히 해. 그러면 너 된다’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가 정말 힘들었을 때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작고한 김 연출가를 회상했다.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을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가 감히 조언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저는 운이 좋은 경우였다”면서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다. (후배들에게도) 좋은 작품을 만날 기회가 계속 있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어하지 않길 바란다”고 애정 어린 말을 건넸다.

마지막으로 그는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금처럼 쉬지 않고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60대, 70대가 돼서도 계속 연기하고 싶고요. 제가 맡은 캐릭터를 끝까지 잘 해내는 배우, 앞으로도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