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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이진욱 “정채연과 러브라인 삭제 이유는…”[인터뷰]

김소연
입력 : 
2025-09-28 20:36:46
수정 : 
2025-09-28 21:09:43
배우 이진욱이 ‘에스콰이어’가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을 예상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에스콰이어’가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을 예상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시청률은 잘 모르지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어요”

최근 이진욱은 서울 강남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JTBC 주말드라마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이하 ‘에스콰이어’) 종영을 맞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진욱은 지난 7일 종영한 ‘에스콰이어’에서 율림 송무팀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마지막화까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9.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진욱은 “인기를 예상할 수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어떤 작품이 인기를 끄는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좋은 평가를 들을 것 같단 예상은 했지만 시청률은 모르겠더라. 대본 완성도도 좋고 매회 에피소드도 좋았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좋은 평가는 예상했다”고 덧붙였다.

‘에스콰이어’라는 작품 그리고 윤석훈이라는 인물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진욱은 “일단 대본이 마음에 들었다”며 “좋은 의미의 고민을 하게 만들더라.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을 빼놓을 수 없는 게 인간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 폭을 넓혀주는 드라마”라며 “여러 가지 극단적인 소송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진욱은 발성부터 날카로운 통찰력까지 변호사 역할에 특화된 연기를 보여줬다. 이에 일각에서는 변호사 역할을 한 적이 있지 않으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진욱은 “제가 왠지 변호사 역할을 했을 것 같나 보더라”며 웃었다.

“법정 싸움이다 보니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긴 문장, 생소한 단어가 많았고, 특히 토씨 하나라도 틀리면 의미가 달라져 외우는 것이 고역이었습니다. 대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해요. 입에 붙이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보통 말할 때는 완벽한 문장을 안 쓰니까 그게 입에 붙는데, 완벽한 문장에 완벽한 단어, 조사를 쓰면서 외우는 게 힘들었고 이게 공포스러워 악몽을 꿀 정도였어요.”

대사는 어려웠지만, 과거 맡았던 비장하고 감정이 깊은 역할들과 달리 윤석훈은 평범한 역할이라 오히려 편안했다고. 이진욱은 “그전에는 지나치게 비장한 역할을 맡았었다. 감정을 깊고 짙게 표현했는데, 오랜만에 평범한 역할을 맡게 되어 오히려 편안했다. 이번에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 하거나 복수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적성 검사에서 변호사가 제 1적성으로 나왔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한 직업이지 않나. 그래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윤석훈을 기호가 확실한 사람이자 호불호가 확실한 사람, 본인 기준이 명확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망설임 없이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대답 요구할 때는 결론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촬영 현장은 매우 화기애애 했단다. 이진욱은 “한번 웃음이 살포되면 눈만 마주쳐도 웃기다. 대사 NG가 아니라 웃음이 터져서 NG가 많이 났다”면서 “그중 제일 웃긴 사람은 저다. 굉장히 많이 웃음을 선사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레퍼런스로 삼은 인물이 따로 있을까. 이진욱은 “미국 드라마 중 ‘슈츠’. 주인공 하비를 레퍼런스로 삼고 많이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의상에도 신경을 썼단다. 이진욱은 “수트가 어떤 고정관념, 편견 같은 걸 주지 않나. 좋은 의미에서 수트를 입으면 달라지는 게 있다. 심리도 태도도 달라지는데 그런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 후배 정채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 후배 정채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극이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가다 보니, 윤석훈의 서사가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전 아내가 절친과 재혼하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이진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느끼는 바가 옳다”며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겼다.

그러면서도 “당사자들의 이야기라 남들이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저의 경우엔 상관 없다”며 “시기가 겹친다고 해도, 바람을 피운 거라고 해도 친구와 결혼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유산된 것은 조심스러운 화두다. 그건 전적으로 당사자의 이야기가 옳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배들과 호흡은 어땠을까. 이진욱은 강효민 역을 맡았던 정채연에 대해 “워낙 잘 알고 친한 사이라 호흡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회사 동생이라 애정 넘치는 마음이 있었는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웠다. 나이 차이는 있지만 같은 회사 후배라 평소에도 친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많지 않아 걱정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첫 대본 리딩 하는 날 그 우려가 다 사라졌다. 목소리 톤도 너무 좋고, 가지고 온 준비된 것들이 좋더라. 저보다 훨씬 잘하더라.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제가 도울 것도 없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연기는 누구에게 배울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릴 때 선배들에게 질문을 몇 번 해봤는데, (돌아온 답변이) 왜 그랬는지 이제야 알겠다. 연기에 어떤 공식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후배에게 연기 자체를 가르치거나 조언한다기보다는, 현장에서의 태도, 자세, 마음가짐 정도를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연기는 배우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거고, 저는 후배가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제 나름의 노력을 하는 편”이라고 자신의 철학을 들려주기도 했다.

율림 송무팀 어쏘 변호사 이진우 역의 이학주에 대해서는 “너무 똑똑하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라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윤석훈이 다그치는 타입이라면 진우는 도닥여주는 타입인데, 어떤 모임에서든 둘 다 필요하지 않나. 제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는 훌륭한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허민정(전혜빈 분)과 로맨스도 너무 보기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신입 변호사 지국현 역의 김강민에 대해서는 “진짜 웃긴다. 촬영할 때 분위기 메이커였다. 연기도 잘하고. 수다도 많이 떨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진욱은 또 “저는 오래 연기를 하다보니 노하우가 있지 않나. 후배들과 수다를 떨다가도 바로 촬영에 들어갈 수 있는데, 후배들은 그런 타이밍과 호흡에 익숙하지 않아 몇 번 혼나더라.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정신 사납게 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말 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재미있더라”고 후배를 놀리는 장난스러운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말은 마음에 들었을까. 주인공들의 러브 라인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그래서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진욱은 “마무리가 마음에 든다”면서 “시즌2를 기대한다. 너무 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원래 대본에는 윤석훈과 강효민의 러브라인이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의 장점이 희석되는 느낌이라 회의를 통해 수위 조절을 하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배우로서의 고민을 묻자 이진욱은 “노는 게 제일 좋지만 일을 해야하지 않나. 안타깝지만 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이 평생 정해져있다. 1년에 한 작품 이상 하기 힘들다. 이야기가 주가 되는 캐릭터들은 1년에 한 작품밖에 못한다.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영화에 힘쓸 예정이다. 10월부터는 다른 촬영에 들어간다. 요즘은 다 사전 제작이 되는 만큼 차기작도 일찍 결정됐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달리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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