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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미브’ 이진우 “母 고현정, 집중 도와주려 영혼 쏟아줘”

김소연
입력 : 
2025-02-11 07:00:00
이진우가 극 중 부모님으로 출연한 고현정, 윤상현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마루기획
이진우가 극 중 부모님으로 출연한 고현정, 윤상현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마루기획

“고현정 선배님과 함께 출연한단 말에 기뻐서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어요. 촬영하면서도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 밖에 없었습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ENA, 지니TV 오리지널 ‘나미브’(극본 엄성민, 연출 한상재 강민구)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강수현(고현정 분)과 방출된 장기 연습생 유진우(려운 분)가 만나 각자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성장 휴먼드라마다.

지난 7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배우 이진우(21)를 만나 ‘나미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진우는 극 중 강수현, 심준석(윤상현 분) 부부의 아들 심진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진우는 “성장 드라마처럼 훈훈하게 잘 끝났다”면서 “너무 재미있게 시청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심진우는 어릴 적 사고로 인해 청각을 잃었다. 장애를 가진 인물인 만큼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진우는 “청각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보니 정확하게 알고 연기를 해야겠더라. 관련 조사를 굉장히 많이 했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책과 기사 등을 많이 찾아보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각 장애를 가진 분들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소통하는데 대표적으로 수어와 독화(입술 모양을 읽는 것)가 있다. (진우는) 상대 입모양을 읽는다. 그래서 연기할 때 상대방의 입술을 쳐다본다는 포인트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심진우는 메인 서사의 주인공인 유진우 만큼 성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입체적 캐릭터다. 웹드라마 경험만 있을 뿐 정극에는 처음 도전한 이진우에겐 큰 숙제로 다가왔단다.

“처음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힘들었어요.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도 거짓말일 겁니다. 대본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대본 안에 모든 답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캐릭터는 어떤 사람이고,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계속 파헤치려고 노력했어요. 연기 수업을 간간이 받기는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오롯이 저 혼자 분석을 해보려 노력했습니다.”

판도라 엔터테인먼트 대표 자리에서 쫓겨난 강수현은 ‘퇴직금’으로 주어진 방출 연습생 유진우를 오디션 프로그램에 내보내 인기를 끌게 만든 후 팔려는 시도를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아들 심진우를 그의 어릴 적 꿈이었던 ‘대표님’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강수현은 귀가 들리지 않아도 ‘대표님’이 될 수 있는 직종으로 양말공장을 고르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유진우를 오디션에서 띄우기로 결심한다.

이진우가 작품에 들어가면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바로 엄마와 심진우의 관계였다. 극 초반 심진우는 엄마가 만들어놓은 계획에 반기를 들던 인물이었으나 나중엔 엄마의 뜻대로 양말공장 대표가 되기로 마음을 바꾼다.

이진우는 “어릴 때 진우가 ‘엄마같은 대표님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사실 모두가 그렇듯 어릴적 꿈은 변하지 않나. 제가 과거 마술사, 경찰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변한 것처럼. 어릴 적 꿈이란 변형되기 마련인데 엄마의 고집과 압박 때문에, 또 질풍노도의 시기이기 때문에 양말공장을 억지로 인수하도록 시키려는 엄마가 싫었을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반추해봤다.

그러면서 “진우는 강단있고 용기있는 친구니까 스스로 일어나고 싶은 마음, 혼자 이겨내고픈 마음이 컸을 것이다. ‘내 힘으로, 혼자 살 수 있어’라는 생각에 엄마의 의견도 안 듣고 싶어했을거고. 엄마가 강요하는 공장에도 반감이 커졌을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그런 심진우가 엄마의 플랜을 따르기로 마음을 바꾼데는 친구들의 존재와 엄마의 사랑이 큰 역할을 했다. 이진우는 “진짜 친구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을 것이다. 설렘과 풋풋함이 생기고, 또 고3이니 어리지 않나. 유진우는 심진우를 이용하려고 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심진우에게 없던 친구가 생기면서 마음이 열린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엄마는 귀가 들리지 않는 나를 위해서 지게차에 치이지 않도록,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기계를 공장에 설치해뒀다. 그런 부분에서 ‘엄마가 날 이렇게 사랑하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을거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들로 인해 심진우는 성장했고, 양말 공장을 인수하려는 엄마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정극에 처음 도전한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주어진 역을 잘 해냈으나 이진우가 생각하는 자신의 연기는 겨우 10점이었단다. 박한 점수를 준 이유는 무엇일까.

“회차가 갈수록 심진우를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 확실히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돌아보니 작은 디테일을 놓친 것도, 캐릭터 분석에 있어서 일관성이 없었던 점도 보여요. 대본 분석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심진우를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10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나미브’는 2021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이후 배우 고현정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작품인 만큼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진우는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됐는데 고현정 선배님과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너무 기뻐서 동네방네 자랑을 했다. 촬영하면서도 기쁘고 행복한 순간밖에 없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선배님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도 제가 감정을 잡을 수 있도록 앞에서 연기를 해주시고, 눈물도 흘려주셨다. 상대 배우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영혼을 쏟아주시더라. 제가 워낙 신인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하나씩 캐치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고 고현정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고현정이라는 배우가 가진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큰 만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장면은 체력이나 심적 소모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진우는 “초반엔 긴장하고 낯을 좀 가려서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함께 연기하는게 좋았다.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따라갈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고현정은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나미브’ 제작발표회 당일 갑작스레 불참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나미브’ 측은 “(고현정이) 절대적 안정과 회복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고현정 측은 “이날 아침 쓰러져 응급실에 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달 6일 고현정은 “저도 놀랄 만큼 아팠는데 큰 수술까지 무사히 끝내고 나니 정신이 든다. 조심하고 잘 살피겠다”며 큰 수술을 받았음을 알렸다.

이진우는 “(당시) 걱정이 되어서 연락을 드렸다.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괜찮아지셔서 다행”이라며 “촬영하시는 동안에도 힘들어하셨다. 감독님이 제작발표회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정신력으로 버티신 것 같다. 저라면 못했을 것 같은데 대단하신 것 같다”고 다시 한번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버지 심준석 역을 맡은 윤상현 역시 현장에서 이진우에 아낌없는 도움을 줬단다. 이진우는 “실제로도 아버지 같고 잘 챙겨주셨다. 연기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많이 배웠다”면서 “인생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방향성 같은 것도 제시해주시더라. 사적인 내용이라 자세히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런 부분까지도 조언을 아끼지 않아주셨다”고 말했다.

극 중 부모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진우는 가장 좋아하는 장면 역시 세 사람이 함께 나온 장면을 꼽았다. 이진우는 “제가 부모님께 공장을 받겠다는 다짐을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그 신이 너무 따뜻하고 가족적이었다. 그 순간 ‘아 내 엄마, 아빠다’라고 정확하게 뇌리에 각인이 된 느낌을 받았다. 한 가정의 조화로운 모습이 담긴 것 같아서 좋다”고 설명했다.

려운이 맡은 유진우와는 어땠을까. 이진우는 “저에게 형이자 선배였다. 연기할 때 너무 멋지더라. 목소리도 남성미 있고 탄탄한 발성이라 배우고 싶더라. (려운을 보고) 탄탄한 발성이 부러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준비를 정말 잘한 것 같았다. 춤, 노래를 너무 잘해서 (아이돌에 대해) 조언을 할 필요가 없더라”고 감탄했다.

이진우가 극 중 려운을 비롯한 아이돌 연습생들에 따로 조언을 한 바는 없지만, 정서적인 공감은 많이 했단다.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춤, 노래만 배우던 친구들이 사회로 나가면 할 수 있는게 크게 없어요. 그런 부분이 작품에 많이 담겼는데,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 있는 친구들이 실제로도 많습니다. 특히 연습생을 오래 하다가 방출된 친구들을 보면 따로 하는 일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꿈을 잃은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이 직업이란게 신중하고 진중하게,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작품 속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나미브’의 부제는 ‘사막과 바다가 만나 꿈이 되는 곳’이었다. 이진우는 “잊혀지지 않는 타이틀”이라며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꾸고, 무언가를 위해 성장하려 하고, 배우고 싶어한다.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고, 과정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나아가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성장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애정 어린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진우가 배우 활동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신선하고, 계속 보고 싶은 신인배우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마루기획
이진우가 배우 활동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신선하고, 계속 보고 싶은 신인배우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마루기획

이진우는 지난 2019년 9월, 2인조 보이그룹 틴틴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9월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 고스트나인의 데뷔 전 프리 데뷔 유닛이었다.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이진우는 “초등학생이던 12살때, 해남에서 전남 광주로 유학을 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집이 대대로 농사를 지어왔다. 그런데 어머니가 ‘너는 큰 물에서 놀았으면 좋겠다. 해남에 있다가는 진우가 농사를 짓게 생겼다’고 하시며 이모집이 있던 광주로 절 유학 보냈다. 그러던 중 연예인의 꿈을 꾸게 됐고, 현재 회사에 연습생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16살때 서울로 상경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합숙하면서 1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데뷔했다. 극 중 유진우의 연습생 생활은 다크한 과거던던데 저는 평범한 연습생 생활이었다. 연습에 시간을 다 쏟아서 친구들과 보낼 시간이 별로 없던 것, 학교 생활 대신 사회 생활을 해야했던 것,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했던 것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로 16살 어린 아들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부모님이 반대하진 않았을까. 이진우는 “오히려 반대가 없었다. 광주로 유학을 가면서 부모님과 일찍 떨어져 지내지 않았나. 초등학생 때는 (자신도 부모님도) 힘들었는데, 이후엔 괜찮았다. 제가 하고 싶어하니 지원도 많이 해주셨고, 서울도 흔쾌히 보내주셨다. 쉽지 않은 길인만큼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보여주던 이진우가 연기에 도전한 것은 2023년 웹드라마 ‘손가락만 까딱하면’을 통해서다. 이후 연기에 재미를 느꼈고, 지난해엔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했다. 이진우는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면서 배우의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더라. 무대에서는 ‘나’를 보여준다면 연기는 카메라 앞에서 다른 사람, 캐릭터를 보여주는거라 다르다는게 재미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혼자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대사를 따라해보기도 한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진우는 또 “연기하면서 만난 동료 배우들은 친구 같다면, 멤버들은 6년이나 같이 살다보니 가족, 형제 같은 느낌이다. 옆에 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함께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다르더라”며 가수로 활동할 때와 배우로 활동할 때 동료들에 느끼는 다른 부분을 들려줬다. 이어 “멤버 중 이우진이라는 친구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크고 열정이 많다. 그래서 같이 연기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이진우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하며 “신선하고, 계속 보고 싶은 신인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신선한 얼굴에 볼수록 매력에 빠져드는 배우. 로코부터 오컬트, 사극까지 다양한 작품들, 좋은 작품들로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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