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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세미’ 주현영 “촬영장 가다 교통사고…찍지 못한 장면 아쉬웠죠” [인터뷰]

김미지
입력 : 
2025-11-08 08:01:00
주현영. 사진|AIMC
주현영. 사진|AIMC

배우 주현영이 인기리에 종영한 지니TV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촬영 중 겪었던 교통사고와 이와 관련한 후일담을 전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는 인생 리셋까지 카운트다운 3개월, 한 방을 꿈꾸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이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을 피해 3개월간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하는 범죄 로맨스 드라마.

주현영은 극 중 가성호(문성근 분) 회장 저택의 도우미이자 김영란(전여빈 분)의 친구인 백혜지 역을 맡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변수 같은 인물을 그려냈다.

주현영을 비롯해 전여빈, 진영, 서현우, 장윤주 등이 활약한 ‘착한 여자 부세미’는 최종회에서 시청률 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달성하며 역대 ENA 드라마 흥행 2위의 기록을 썼다.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착한 여자 부세미’ 종영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주현영은 “시청률이 높게 나올 거라는 믿음을 그렇게 가져본 작품이 처음이었다”며 “그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은 것 이상으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합이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배우 입장에서 선배님들이 연기를 사랑하고 작품에 진심인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재밌었다”며 “그렇다 보니 보는 분들도 다는 아니더라도 다수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작품 흥행 인기 이유를 들었다.

주현영. 사진|AIMC
주현영. 사진|AIMC

‘착한 여자 부세미’는 시청률 7%가 넘으면 발리 포상휴가가 예정되어 있었다. 주현영은 “포상휴가를 미리부터 준비하셨던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발리는 못 갈수도 있고 아주 가까운 곳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사실 저희는 종방 기념으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가평으로 MT 가자고 진담반, 농담반으로 얘기하던 상황이었는데 7%가 나왔다”며 “그래서 아마 분주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주현영이 맡은 백혜지는 선과 악의 구별이 잘되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초반에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원래 빌런 역할 맡은 선배님들이 심적으로 힘들다는 것에 공감을 못 했는데 처음으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혜지가 영란이한테 도움이 될 듯 안 되고, 짐을 몰래 열어서 본다거나 하는 행동들을 했기 때문에 저도 한 시청자의 입장에서 거슬렸던 것 같아요.”

주현영. 사진|KT스튜디오지니 ‘착한 여자 부세미’
주현영. 사진|KT스튜디오지니 ‘착한 여자 부세미’

극 중 백혜지의 행동 때문에 “혜지 죽어라”, “진짜 짜증난다”는 악플까지 받았다는 주현영은 “상처받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인간 주현영으로서도 미움 받는 느낌이어서 그런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신기했다”고 표했다.

캐릭터 특성상 선과 악의 밸런스를 잡는 것도 힘들었던 상황. 촬영 중반까지도 스스로 확신이 없었다는 그는 “혜지가 영란이의 적인지 편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드라마적 재미 요소가 있어야 했다”며 “그러한 순간들을 어떻게 표정이나 말투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매번 조율해 나가며 촬영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백혜지가 김영란(전여빈 분)의 편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의 반응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한 댓글을 보며 치유의 감정을 느꼈다는 주현영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전체 다 봤을 때는 캐릭터 콘셉트를 이해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이후 응원해 주실 때는 그 진심이 닿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치유가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주현영. 사진|AIMC
주현영. 사진|AIMC

주현영은 촬영 중 겪었던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생각보다 큰 사고였다고 밝힌 그는 “많이 안 다쳐서 다행이었다”며 “완벽한 회복을 위해 일주일 정도 회복에만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100% 회복 후 촬영장에 돌아갔을 때 마주치는 분들마다 ‘몸 괜찮냐’고 하셔서 오히려 살도 찌고 피부도 좋아졌다고 농담할 정도였어요. 사실 사고 직후에는 ‘라디오 어떡하지?’가 먼저 떠올랐고, 그 이후에는 ‘이런 게 액땜인가? 드라마 잘 되려나?’ 하는 생각이 났어요. 워낙 긍정적인 편이어서 놀라기도 했지만, 최대한 웃으면서 지나갔던 것 같아요.”

이 사고로 인해 촬영 예정이었던 일부 장면이 생략됐다. 바로 백혜지가 가 회장의 딸인 예림과 같은 보육원 출신이라는 것을 알리는 장면이 빠졌던 것. 주현영은 “문성근 선배님(가성호 역)과 연기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고가 나면서 촬영을 못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림 언니와 (혜지가) 보육원 동기였다는 부분이 표현되지 않은 것이 아쉬운데, 흐름과 편집상의 이유로 생략이 된 것 같아요. 혜지는 예림 언니가 마약하고 남자 문제로 타지에서 죽을 사람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회장님께 ‘예림 언니 그런 사람 아닐 것’이라고 말씀드리는 장면이었죠. 서사가 다 표현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현영. 사진|AIMC
주현영. 사진|AIMC

영란 역을 맡은 전여빈과는 사랑한다는 고백을 연거푸 할 정도로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주현영은 “처음 만났을 때 언니도 나도 낯을 가리는 상황에서 서로 대사를 맞춰보는데 바로 영란이와 혜지가 된 것 같았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대본의 검은 활자들이 되게 생생하게 살아나더라고요. 언니랑 주파수가 되게 잘 맞는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좀 신기했어요. 현장에서는 제가 좀 더 연기를 자유롭고 다양하고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언니가 도움을 많이 줬어요.”

주현영은 콘티에는 없었지만 자신이 발을 꼼지락했던 장면을 예로 들며 “언니가 ‘이건 찍어야한다’면서 ‘혜지의 매력이 드러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제 컷을 하나라도 챙겨주려고 소리 내줬다”고 전여빈의 미담을 전했다.

흥행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주현영이 주인공의 친구로 나오면 성공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같은 반응에 그는 “제가 진짜 운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 부분”이라고 표현했다.

“처음 파트너가 은빈 언니였는데, 오랜 시간 연기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이 남다르셔서 날것이었던 제가 굉장히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었어요. 두 번째 드라마도 세영 언니하고 작업했는데, 언니도 아역 시절부터 쌓아온 것들이 많았고 이번에도 여빈 언니와 하면서 진정성 있는 배우와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감사한 마음들이 제 안에서 스파클이 튀고 연기로 드러나 준 것 같아요.”

주현영. 사진|KT스튜디오지니 ‘착한 여자 부세미’
주현영. 사진|KT스튜디오지니 ‘착한 여자 부세미’

이제는 ‘주인공의 친구’라는 수식어를 떼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주현영은 “아니”라고 단호히 답했다.

그는 “주인공의 친구이거나 조력자든 해가 되는 인물이든 이런 캐릭터가 연기할 때 확실히 재미가 있는 것 같다”며 “벌써 제가 주연 욕심을 내기에는 실질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배울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선배님들이 하시는 걸 보면서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아요. 그런 경험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주인공은) 언젠가 현장 경험이 많이 쌓이고 준비가 됐을 때, 그때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주인공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올해 영화 ‘괴기열차’, ‘악마가 이사왔다’ 개봉에 이어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까지. 가열차게 달린 주현영은 계속해서 또 다른 얼굴로 관객과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사실 올해 이룬 모든 게 마냥 행복합니다. 그리고 또 그다음 스텝과 작품을 향한 설렘과 걱정도 있는 것 같고요. 새해 각오는요. ‘부세미’를 통해 여빈 언니에게 배운 경력과 기술을 다음 작품에 적용해서 혜지하고는 또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습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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