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에 입성했으나 이마저도 이들의 넘치는 파워를 감당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그룹 에스파를 두고 하는 말이다.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에스파의 네 번째 월드투어 ‘2026-27 에스파 라이브 투어 - 싱크 : 컴플랙시티’(2026-27 aespa LIVE TOUR - SYNK : COMPLaeXITY) 두 번째 서울 공연이 개최됐다. 전날에 이어 양일간 이어진 이번 공연은 3만 5천명 관객이 동원됐다. 데뷔 이후 처음 밟는 고척돔 무대로, 향후 25개 지역을 잇는 글로벌 투어의 출발점이 되는 공연으로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진 세 번째 월드 투어 종료 뒤 약 4개월 만에 시작된 새 투어로 국내외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단순히 신곡을 선보이는 자리를 넘어 정규 2집 ‘레모네이드’(LEMONADE) 이후 이어지는 세계관을 무대 언어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균열’(CRACK)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다섯 개의 챕터를 구성했으며, 각 구간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와 연출을 배치해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형태로 공연을 꾸몄다.
이번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화려한 오프닝 영상만 약 8분 가량 공개됐다. 이어 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해소시켜주는 에스파의 등장은 완벽에 가까웠다. 이들은 ‘레모네이드’로 공연의 포문을 열더니 ‘스위치블레이드’, ‘위플래쉬’로 이어지는 히트곡을 연이어 들려주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배가시켰다. 특히 영상으로나마 호흡을 맞춘 래퍼 타이 달라의 수려한 래핑 역시 압도적이었다.
‘블랙마마’, ‘WDA’ 이후 음악의 무드를 바꾼 에스파는 ‘카운드 온 미’, ‘써스티’, ‘갠트 헬프 마이셀프’ 등 다소 힘을 빼고, 퍼포먼스가 아닌 보컬에 집중하는 음악들로 잠시나마 현장의 열기를 가라앉혔다.
이날 에스파는 공연 시작 이후 무려 8곡을 연이어 선보였다. 어떠한 인사 없이 퍼포먼스로만 첫 인사를 건넨 이들은 약 40분이 지난 이후에서야 공연 시작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은 “벌써 공연 마지막 날이다. 어제보다 열기가 더 뜨거운 것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신 분 있냐”라며 팬들과 가깝게 소통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일사분란한 응원봉 퍼포먼스를 보고 감탄하며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아시아권 팬들이 모인 만큼 멤버들은 다양한 언어로 짧게 인사를 건네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엔젤 #48’ 무대를 통해선 이동 장치를 활용해 관객석 근처까지 이동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등 팬들의 마음을 더욱 요동치게 했다. ‘카무플라주’, ‘키스 엔 텔’까지 선보인 뒤엔 잠시 무대를 벗어나 새로운 무대 콘셉트를 선보였다. 먼저 유닛을 이룬 지젤, 닝닝 두사람은 ‘롤리팝’을 열창하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이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멤버들의 솔로 무대에선 각기 다른 매력들이 줄을 이었다. 카리나는 ‘16 비트’, 윈터는 ‘새들 업’, 지젤은 ‘바이비포헬로’, 닝닝은 ‘아이 러브유 벗 아이 가타 렛 유 고’로 신비로우면서도 몽환적인 무대들을 꾸몄다. 팀 무대와는 사뭇 다른 음악의 성격, 퍼포먼스는 이들이 역량 넘치는 그룹임을 확인하게 했다. 여기에 카리나, 윈터의 유닛곡인 ‘세레나데’는 그 방점을 찍었다. 블랙 의상으로 맞춰 입은 두사람은 그 여느 때보다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4인이 아닌 ‘2인’의 에스파를 느끼게 했다.
댄서들의 짧은 퍼포먼스로 시간을 벌은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 ‘샤킨’, ‘슈퍼노바’ 무대로 공연의 막바지를 알렸다. 그러나 팬들은 쉽게 이들을 보내주지 않았고 앙코르를 연호했다. 이에 멤버들은 다시 무대에 올라 ‘예삐 예삐’, ‘마이 플랜’, ‘틸 위 다이’를 앙코르곡으로 선보이며 약 2시간 30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끝으로 에스파는 “이틀간 행복하게 공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이 곳을 채울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는데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새로운 모습, 발전된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야무진 포부를 남겼다.
현장엔 그룹 아이들의 미연, 트와이스 사나가 현장 응원온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서울 공연 첫 날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 지역, 146개 영화관에서 라이브 뷰잉으로 상영됐으며, 둘째 날 공연은 비욘드 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서울 공연을 마친 에스파는 북미와 남미, 유럽 등을 포함한 25개 지역을 순회하며 글로벌 팬들과 만난다. 이번 투어는 공연 규모를 한층 확대한 것은 물론, 음악과 세계관, 무대 연출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