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부부터 밴드 넬의 김종완이 떠올랐다. ‘넬 바라기’에서 흡사 김종완의 분신급이 된 모습이었다. 그룹 인피니트의 김성규(36)가 지난 2일 여섯 번째 솔로 앨범 ‘OFF THE MAP(오프 더 맵)’을 발매하고 팬 곁으로 돌아왔다.
김성규가 솔로로 앨범 단위 신작을 발표하는 것은 2023년 6월 ‘2023 S/S 콜렉션’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오랜 공백 끝에 돌아온 그는 “이제서야 작업해서 앨범을 내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며 “작업과 녹음 모두 이전보다 더 공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봤다.
‘오프 더 맵’은 정해진 경로를 벗어난 순간에 시작되는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앨범으로, 기존의 김성규가 보여준 감성에 깊이를 더해, 보다 넓어진 시선과 선명해진 감정선, 그리고 확장된 음악적 스펙트럼을 담아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널 떠올리면’을 비롯해 ‘오버 잇’, ‘드리밍’, ‘그림’, ‘모범답안’, ‘널 떠올리면(Inst.)’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널 떠올리면’은 시네마틱한 구성과 함께 프로그래시브하게 쌓이는 트랙사운드가 매력적인 팝 발라드 곡으로, 김성규의 한층 성숙해진 보컬 표현력과 어우러져 음악적인 영역 확장에 힘을 더했다. 특히 이 곡은 김성규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넬 김종완이 작사, 작곡, 편곡을 했다.
김성규는 평소 좋아하던 밴드인 넬의 감성을 작업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전 작업물과는 결이 다른 곡이지만, 원래 넬의 팬이기도 해서 한 번쯤은 그런 색이 짙은 곡을 해보고 싶었고 이번에 그 꿈을 이뤘습니다.”
이어 김종완 특유의 감성이 담긴 곡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방송이나 무대에서 들려줄 때는 오히려 잔잔한 곡이 더 오래 남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내가 들어도 색이 비슷하고 꽤 짙다”고 표현할 만큼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녹음 과정 역시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10년 전에는 한 곡을 완성하는 데 6시간씩 걸리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2시간 만에 끝났다”며 스스로 놀라워 했다. 그 이유로는 “이제는 나 스스로 내 보컬 스타일을 잘 알고 있고, 함께 작업한 사람도 그걸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과거에는 디렉팅 하나하나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업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는 그는 “이번에는 나를 잘 아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강조했다. 약 4~5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관계 속에서 “편안함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고.
특히 “매일 통화하며 피드백을 주고받고, 작사나 편곡 방향에도 깊이 관여했다”며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과물에 대한 애착도 커졌다.
지난 2010년 인피니트 데뷔 이후 어느덧 16년 차 가수로 활동 중이다. 그는 “어릴 때는 ‘내 앨범’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디렉팅을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한 음절씩 수정하는 게 스트레스로 느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세한 과정이 곡을 더 좋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됐다”며 한층 성숙해진 태도를 보였다. 여전히 무대에 서는 일은 긴장되지만, 그는 “팀 활동을 하면서 생긴 책임감 덕분에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피니트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예전에 활동했던 곡들을 지금 들어도 완성도가 정말 높다고 느껴요. 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이 팀에 속해 있다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팀에 폐가 되지 않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해오고 있고요.”
이번 앨범은 단순한 복귀작을 넘어, 스스로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밝힌 김성규는 “기존과는 다른 느낌을 만들고 싶어서 기본적인 베이스부터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일종의 이탈이자 탐색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다려준 팬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촬영 중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그만큼 감정적으로도 깊이 몰입한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밝혔다. “멋있는 척이나 귀여운 척을 하는 콘셉트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그게 결국 내 음악과도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성규는 성과보다 ‘현장’을 이야기했다. “물론 성적이 잘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공연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이 ‘잘 기다렸다’고 느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가수 활동은 여전히 재미있고, 무대 위의 내 모습이 좋습니다. 그 재미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습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