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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 아니어도 충분”…이창동, 24년 만 베니스서 또 해냈다 [MK무비]

한현정
입력 : 
2026-09-14 09:13:54
수정 : 
2026-09-14 09:19:38
‘가능한 사랑’ 심사위원대상…韓영화 경쟁부문 수상 14년 만
“상보다 관객 표정이 더 중요”…이재명 대통령도 축하
이창동 감독. 사진ㅣ연합외신
이창동 감독. 사진ㅣ연합외신

이창동 감독이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24년 만에 베니스의 트로피를 다시 품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수상한 건 무려 14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델 치네마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대상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에 이은 주요 경쟁부문 상이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 경쟁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이다.

이창동 감독에게도 특별한 귀환이다. 그는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뒤 24년 만에 다시 이 영화제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2018년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장편 신작으로 또 한 번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정작 이 감독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보다 관객과의 첫 만남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수상 직후 그는 “은사자상을 타게 돼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황금사자가 아니어서 실망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도 상이지만 이번에 베니스에서 ‘가능한 사랑’을 처음 공개하고 처음 관객과 만났다”며 “영화를 본 관객들의 표정과 얼굴,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상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과 감정이 오가는 순간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창동 감독. 사진ㅣ연합외신
이창동 감독. 사진ㅣ연합외신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네 배우를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들은 토론토국제영화제 일정으로 베니스를 먼저 떠나 시상식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배우들이 시상식에 같이 있지 못해 섭섭하다”며 “토론토에서 영상을 통해 시상식을 본 것 같다. 매우 기뻐했고 저와 문자도 나눴다”고 전했다.

특히 “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보여준 앙상블에 대해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셨다”며 “우리 배우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상을 ‘힘’과 ‘격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항상 제가 만드는 영화가 저 자신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영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기를 바란다”며 “‘가능한 사랑’이 앞으로 관객 여러분에게 의미 있게 다가가길 바란다. 이번 상이 저에게 그런 힘과 격려가 돼준 것 같다”고 했다.

세계 영화제에서 먼저 뜨거운 반응을 얻었지만 이창동 감독에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그는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베니스에서 처음 관객을 만났지만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며 “얼마나 많은 관객과 만나 이 영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영화에서 하려고 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공감하게 될지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베니스영화제를 지켜보며 우리 영화가 어떤 반응을 얻는지 관심 가져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관객 여러분을 만나는 그 순간을 지금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캡처,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캡처,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13일 SNS를 통해 “이창동 감독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앞으로도 한국 영화의 빛나는 여정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뤼미에르 서밋에서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뵀을 때 작품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직접 전해 들었다”며 “그때의 기대가 좋은 결실로 이어져 더욱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 더욱 넓어지고, 좋은 작품들이 세계 관객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등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각자의 삶과 내면에 숨겨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주연을 맡았다.

‘버닝’ 이후 8년 만의 장편으로 돌아와 24년 만에 다시 베니스의 선택을 받은 이창동 감독. 하지만 그에게 트로피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스크린 앞에 앉을 관객이었다. 베니스에서 은사자상을 품은 ‘가능한 사랑’이 이제 한국 관객과 어떤 감정을 주고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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