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강하다. ‘세계의 주인’이 꾸준히 관객의 지지를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세계의 주인’은 누적 관객 수 11만 3344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한국 독립 예술영화 최고 흥행작인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누적 11만 8411명)과도 얼마 차이 나지 않는 수치.
어려운 한국 영화계임에도 ‘세계의 주인’은 개봉 24일째인 지난 14일 1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관객들의 꾸준한 지지 속에서 한국 독립 예술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윤가은 감독이 연출한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개봉 전부터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 최초이자 유일한 작품으로 초청되는 등 주목받았다. 토론토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지오바나 풀비는 “윤가은 감독은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내밀한 가족 관계 속에서 단단하게 회복력과 주체성을 찾아가는 개인의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고 호평했다.
국내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얼굴’의 연상호 감독은 ‘세계의 주인’을 두고 “걸작”이라고 치켜세웠다. 배우 김혜수, 김태리, 김의성, 송은이 등 먼저 영화를 관람한 셀럽들이 자발적인 응원 상영회를 열고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호평과 지지에는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인물들을 스크린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게 만든 윤가은 감독의 연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가은 감독은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응원하고 싶은 주인이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충무로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신예 서수빈 역시 주인 역할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힘을 보탰다.
개봉 4주차에도 ‘세계의 주인’은 실관객 평점인 CGV 골든에그 지수 98%를 기록 중이다. 관객들은 “올해 본 영화 중 제일 좋았다” “모든 주인을 응원합니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이의 지지와 응원 속에 자신의 길을 걸어나가고 있는 ‘세계의 주인’이 올해 한국 독립 예술영화 최고 흥행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넘고 어디까지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