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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칼로 빼앗지 못한 용기, 뜨거운 ‘난징사진관’[MK무비]

한현정
입력 : 
2025-10-18 07:30:00
일제 ‘30만 학살’ 증거…평범한 이들의 목숨을 건 비범한 용기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

필름 한 통, 숨겨진 그 날의 진실.

아픔을 기록하고자 했던 우리의 역사와 맞닿는다. 기억의 언어는 다르지만, 상처의 모양은 같은, 감동적인 중국 역사 드라마 ‘난징사진관’(감독 쉔 아오)이다.

영화는 난징에 있는 한 사진관에 숨어 있던 평범한 시민들이 일본군 사진사의 현상 작업을 강요당하던 중 우연히 학살 현장을 담은 증거 사진을 발견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리며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담아낸다.

1937년,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비극으로 기록된 ‘난징대학살’을 배경으로 한다. 전쟁의 한복판, 사진관 안에서 필름을 현상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편배달부 ‘아창’과 그곳에 몸을 숨긴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간다.

아창은 전쟁 속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일본군 종군 기자 ‘이토 히데오’의 요청으로 난징의 한 사진관에서 사진을 인화하게 된다. 사진관 주인 ‘진씨’ 가족과 그곳에 하나 둘 모인 피난민들. 그리고 비밀리에 인화된 수백 장의 사진. 그 사진 속에는 일본군의 참혹한 만행과 살아 남기 위해 숨죽인 평범한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정체가 드러날 위기 속, 아창은 사진관을 임시 피난처로 지키며 세상에 알려야 할 진실, 그 증거들을 모은다. 그리고 마침내 숨겨둔 필름 한 통이 전 세계에 알려지며 진실이 밝혀진다.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

그들이 카메라를 통해 마주한 건 단순한 풍경이 아닌, 잔혹한 현실이었다. 영화는 그렇게 사진이 남긴 진실과 인간애의 힘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닌 총칼이 지배하던 시대에도 인간의 존엄과 진실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용기를 그려내며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가치를 되새긴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우리와도 꽤나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핍박과 잔인한 지배를 받을 때, 조선을 삼키고도 야욕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여 생긴 사건이기 때문.

비슷한 시기에 같은 상대에게 우리나 중국이나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상처를 입은 셈이다. 역사가들은 난징대학살이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참혹하고 잔인한 대학살이라고 평가한다.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겪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한다.

앞서 영화는 지난 7월 25일 중국에서 개봉 이후 장기간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흥행 수익은 30억 위안, 약 5,883억 원에 달하여 여름 시즌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 리뷰 플랫폼 더우반(Douban)에서 평점 8.6을 기록했으며, 올해 창춘 영화제에서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버라이어티(Variety), 채널 뉴스 아시아(Channel News Asia) 등 해외 언론에도 앞다퉈 다루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11월 5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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