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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갓난아기까지 법정에…유승준 향한 20년 팬심

지승훈
입력 : 
2026-10-02 15:19:39
유승준. 사진ㅣSNS
유승준. 사진ㅣSNS

가수 유승준(49, 미국명 스티브 유)의 세 번째 비자 발급 소송 항소심이 열린 2일 서울고등법원. 이날 법정 안팎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판결 결과만큼이나 오랜 시간 유승준의 행보를 지켜본 팬들이었다.

유승준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한국행’을 기다리는 팬들은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찾았다.

오랜 팬으로 보이는 이들 사이에는 비교적 젊은 팬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한 팬은 갓난아기와 함께 법정을 찾아 이날 선고를 지켜봤다. 유승준의 병역 논란이 불거진 2002년을 직접 기억하기 어려운 세대가 세상에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에도, 누군가에게 유승준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이날 재판부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지난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승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오랜 시간 결과를 기다리던 팬들에게 이번 승소는 단순한 소송 결과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조용히 결과를 확인했고, 누군가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는 듯 했다.

유승준의 ‘한국행’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겼다.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당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국내 입국이 제한됐고, 비자 발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유승준은 2015년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이 거부된 뒤 소송을 시작했다. 두 차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실제 비자 발급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결국 세 번째 소송까지 제기하게 됐다.

그 긴 시간 동안 유승준을 둘러싼 대중의 시선은 엇갈렸다. 과거의 병역 논란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편, 그의 음악과 당시의 활동을 기억하며 변함없이 지지하는 팬들도 있다.

이날 법정 앞에서 만난 팬들의 모습은 그 시간이 단순히 과거형으로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특히 갓난아기를 품에 안은 팬의 모습은 이날 현장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유승준이 한국을 떠난 것도, 병역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때의 가수가 여전히 기다리고 응원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항소심 승소가 곧바로 유승준의 국내 입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재판은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의 적법성을 다룬 소송이기 때문이다. 실제 입국까지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절차와 변수가 남아 있다.

20여 년 전 스타를 기억하는 팬들의 응원은 정작 유승준이 없는 법정에서 여전히 메아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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