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기의 장인 이모(59)씨가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노유경)는 29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 등 13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이씨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 1억2550여만원의 추징금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자본시장의 정상적인 가격 형성 기능을 훼손하고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라고 판단했다.
이씨 일당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이차전지 등 첨단 기술과 관련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처럼 꾸며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약 1년 동안 이차전지 소재 기업 중앙첨단소재의 주가를 집중적으로 끌어올렸다. 당시 주가는 주당 490원에서 5850원까지 치솟으며 10배 이상 상승했다.
신재생에너지 업체 퀀타피아를 대상으로도 허위 투자확약서를 공시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확정됐다’는 내용 등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았다.
이씨는 퀀타피아의 거래가 정지된 뒤에는 전직 검찰수사관 이모(61)씨에게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취지로 3000만원의 착수금을 전달하고 성공보수 10억원을 약속받은 혐의도 받았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이씨가 돈을 건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청탁의 대가로 직접 취득하려 했다기보다는 다른 피고인에게 전달하기 위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찰수사관 이씨는 징역 10년과 벌금 240억원을 선고받았다. 추징금 60억1400여만원도 명령받았다.
전직 수사관 이씨는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인광 전 에스모 회장의 해외 도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또 거래정지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유심 제조업체 엑스큐어가 AI 로봇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주가를 끌어올리려 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엑스큐어 관련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서는 범행을 실행했다고 단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씨는 배우 견미리의 남편으로, 이승기의 장인이다. 이승기는 2023년 견미리의 딸 배우 이다인과 결혼했다.
이승기는 지난해 4월 장인의 위법행위로 인한 기소 사실이 알려진 뒤 입장문을 통해 처가와 절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