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품은 ‘동궁’의 비밀이 오늘(17일) 베일을 벗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구천(남주혁)과 비밀을 간직한 감찰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악마판사’와 ‘붉은 달 푸른 해’를 연출한 최정규 감독, ‘불가살’과 ‘손 the guest’를 집필한 권소라·서재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전체 8개 에피소드 가운데 1-4화가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최정규 감독은 앞서 ‘동궁’에 대해 “복합적인 장르의 즐거움과 리듬감, 배우들의 매력을 마음껏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야기는 궁궐에서 세자들이 연이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왕의 핏줄을 노리는 연못 귀신의 저주가 다시 시작됐다는 흉흉한 소문이 궁 안에 퍼지고, 왕은 마지막 남은 아들 영안군을 살리기 위해 귀신을 없앨 수 있다고 알려진 구천을 비밀리에 불러들인다.
귀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감찰 궁녀 생강은 왕의 명을 받아 구천을 감시한다. 서로 다른 능력과 목적을 지닌 두 사람은 연못 귀신을 없애고 동궁에 깃든 저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오컬트와 액션, 판타지를 결합한 ‘동궁’은 아름다운 궁궐을 잠식한 비밀스러운 저주의 기운을 긴장감 있게 펼쳐낸다. 초반부에는 구천과 생강이 궁에 들어오게 된 배경과 연못 귀신을 둘러싼 소문을 빠르게 제시해 시선을 붙든다.
작품의 세계관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귀의 세계와 현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귀매가 어떤 존재인지 차근차근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동궁’의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궁궐의 풍경과 그 안에 도사린 저주의 기운은 ‘킹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현실과 이어진 또 다른 차원인 귀의 세계는 ‘기묘한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지점도 있다. 영화 ‘콘스탄틴’도 얼핏 떠오른다. 다만 ‘동궁’은 한국 궁중이라는 공간과 토속적인 귀신의 이미지를 결합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공포 장면도 적지 않다. 기괴한 귀매의 형상과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는 귀신이 긴장감을 높이지만, 공포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도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액션과 인물 간의 관계를 함께 녹여내며 장르적 리듬을 살린다.
남주혁과 노윤서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구천과 위기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능동적인 생강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극을 이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신뢰를 쌓아가는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조승우와 장영남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은 극의 무게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묘하게 귀여운 매력을 지닌 귀매 ‘꺼먹살이’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4회만으로 작품 전체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동궁’은 친절한 세계관 설명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며 익숙하면서도 매혹적인 궁중 오컬트를 예고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저주의 비밀을 얼마나 끝까지 완성도 있게 풀어낼지, 전 세계 시청자를 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