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투병 끝에 별세한 가수 고(故) 옥희가 남편인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의 배웅 속 하늘의 별이 됐다.
24일 오전 10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대한가수협회장 주관으로 고 옥희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영결식은 평소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예배 형식으로 치러졌다.
조사를 맡은 대한가수협회 박상철 회장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소중한 별이었던 옥희 선배님을 떠나보내며 깊은 슬픔과 애도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비보를 접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선배님은 오랜 세월 대한민국 대중음악과 함께하며 국민들에게 사랑과 감동을 준 예술인이었다”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또 “옥희 선배님의 업적과 노래와 예술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선배님이 평생 동안 베풀어주신 사랑과 존경이 큰 위안이 될 것”이라며 “옥희 선배님, 평생 노래로 저희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고인의 남편이자 전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인 홍수환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가수 유현상, 강진, 강혜연, 이미숙 등 영결식에 모인 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이렇게 훌륭한 가수랑 살았나?”라고 운을 뗀 그는 “30년을 같이 살아도 더 멋진 모습을 보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생각할 때 굉장히 재미있는 옥희죠? 그런데 나한테는 말이 참 없는 여자였다. 남의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식구들에게는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없을 때가 많았다”며 “같이 살아봐야 안다니까”라고 말해 분위기를 풀었다.
홍수환은 “눈물도 많이 나왔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했다. 아내가 하나님 앞으로 가서 ‘내 히트곡이 뭐냐’고 물으시면 ‘이웃사촌입니다’라고 대답할거다. 저는 천국으로 갔다고 믿는다.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셔서 같이 살던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약력 소개와 생전 영상 상영에 이어, 헌화와 분향으로 이어졌다. 눈물 속에 치러진 발인식을 끝으로 영원한 안녕을 고한 고 옥희는 분당홈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옥희는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73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고인은 2년 전 신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4년 미국에서 걸그룹 서울시스터즈로 활동했으며, 같은 해 한국에서 ‘나는 몰라요’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1977년까지 방송 3사의 가수왕을 휩쓸었고 ‘눈으로 말해요’, ‘이웃사촌’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남편인 홍수환과의 러브스토리로도 관심을 받았다. 옥희는 1977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홍수환과 결혼 후 1년 만에 이혼했지만, 1995년 재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옥희는 한 방송에서 재결합 이유에 대해 “장미화 언니가 형부와 이혼한 후에도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잘 지내더라. 장미화 언니가 ‘애가 있으니까 이렇게 된다’고 하더라. 나도 우리 딸을 위해서 아빠를 만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옥희와 홍수환은 2000년 함께 음반을 발표하고 자선음악회 무대에 오르는 등 변함없는 부부애를 보여줬다. 특히 홍수환은 최근까지 투병 중인 아내 곁을 지키며 간호에 힘쓴 것으로 전해져 먹먹함을 더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