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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도 부족해 전 배우자까지…도파민 경쟁에 빠진 연애 예능 [돌파구]

김소연
입력 : 
2026-02-24 15:05:14
수정 : 
2026-02-24 15:08:36
‘X의 사생활’, 이혼한 전 배우자 ‘썸’까지 본다고?
과연 ‘성찰’일까 ‘관음’일까
‘X의 사생활’. 사진| TV조선
‘X의 사생활’. 사진| TV조선

이젠 전처의 썸까지 봐야 할까. 연애 예능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혼한 전 배우자의 일상과 연애까지 안방극장에서 지켜보게 됐다. 오는 3월 17일 첫 방송되는 TV조선 신규 예능 프로그램 ‘X의 사생활’에서는 이혼한 전 배우자의 일상마저 낱낱이 파헤친단다.

최근 개인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애 예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혼 남녀 혹은 돌싱 남녀가 출연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호감을 가지며 연인 혹은 결혼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에 한술 더 떠 ‘차별화’라는 미명 아래 온갖 자극적인 요소들이 첨가되고 있다.

전 연인이 모여 새로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환승연애’부터 엄마와 함께 이성을 만나는 ‘합숙 맞선’, 남매들이 모여 사랑을 찾아가는 ‘연애남매’까지 변주도 다양하다.

이런 가운데 심지어는 이혼한 부부의 일상을 공유하고, 새로운 만남까지 관찰한다는 파격적인 설정을 담은 ‘X의 사생활’이 론칭 소식을 알리면서 방송가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이전과 달라지고 성장한 X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지난 삶과 결혼 생활을 돌아보게 되고, 시청자 역시 지켜보는 X의 마음에 감정을 이입, 삶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아직 첫 방송도 시작되지 않은 프로그램의 ‘론칭’ 소식에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왜일까.

이는 예능의 소재가 될 수 없는 부적절한 내용을 예능으로 끌어들이는 자극적인 시도로 ‘관찰’이 아니라 ‘관음’이 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한 ‘도파민’ 자극 용도로 타인의 아픔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관혼상제는 인륜지대사라고 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결혼이 개인에게 또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지대하다.

결혼은 두 사람만이 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엮인다. 이혼 역시 마찬가지다. 당사자뿐 아니라 양가 부모, 형제, 자녀 등 그 파장은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비극적인 서사와 복잡한 가정사를 카메라에 비춰진 어느 한순간, 어느 한 단면만 보여주며 ‘리얼리티’라는 이름으로 전시하는 것은 ‘예능’이라기엔 폭력적이다.

TV 매체가 가지는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이렇기 때문에 ‘방송’은 최소한의 공적인 책임은 끝까지 내려놓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비슷한 소재들 속에서 ‘경쟁력’과 ‘차별성’을 가지기 위한 출구로 더 강한 자극만을 추구하고, 결국 이런 최소한의 윤리마저 내려놓는 것으로 보이는 기획은 상품이 될 수 없는 부분까지 상품화하면서 대중의 ‘관음증’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X의 사생활’은 론칭 소식만으로 원했던 화제성을 폭발시켰다. 대중의 우려처럼 출연자들의 감정 소모와 갈등을 자극적으로 중계하며 도파민만 좇는 선정적 프로그램에 그칠지, 아니면 제작진의 설명대로 ‘삶에 대한 성찰’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기획 의도를 증명해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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