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 간 갈등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로 속에서 대중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날것’ 정보를 접하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잘잘못을 가리는 문제를 넘어,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사적 영역마저 공개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마저 훼손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4일, 전 매니저 측은 서울서부지법에 박나래 자택을 부동산가압류 대상으로 신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 다양한 주장을 제기했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할 문제가 있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번 갈등에서 더욱 주목되는 지점은 싸움이 전개되는 방식이다. 폭로와 맞폭로가 언론과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건의 본질보다 자극적 내용과 인신공격이 강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작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정산금 관련 문제였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이런 내용들보다는 ‘누가 더 나쁜 사람이가’를 겨루는 조금 더 자극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매니저 측은 박나래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성적 이슈, 대리 처방 등 연예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내용을 폭로했다. 박나래 측은 인터뷰를 통해 공갈 미수 등을 폭로했다.
이 모든 과정은 수사 기관이 아닌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들이 기사화되고, 자극적인 키워드들이 포털 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다.
‘대리 처방’, ‘의료법 위반’, ‘불법 시술’, ‘억대 횡령’, ‘미국 도피’, ‘차량 내 성적 행위’….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져야 할 문제다. ‘국민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지만, 대중의 말초적인 호기심 충족을 위해 연예인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과 인간의 존엄성을 이토록 난도질해도 되는가.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묻는다면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폭로가 반복될수록 진실이 드러나기보다는 양측 모두에게 상처만 남는다. 연이어 쏟아지는 폭로는 결국 사건의 본질보다는 메신저를 향한 인신공격으로 흐르기 쉽다. 억울함이 존재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장외 논쟁은 대중의 피로감만 가중시키는 구조다.
예능인은 연예면에, 사회적 쟁점은 법정에서 다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사건 역시 언론과 대중이 논쟁의 장을 제공하기 보다, 법적 심판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지는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대다수의 시청자와 독자는 이제 소모적 논쟁 대신 법의 판단을 지켜보고자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