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찾아오는 지상파 3사의 시상식이 모두 끝났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자정을 훌쩍 넘겨 새벽까지 이어지는 긴 방송 시간, 참석자를 위해 주는 ‘나눠먹기식’ 수상, 그리고 시상식의 권위를 깎아먹고 받는 이들조차 황당해하는 시상 등은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이러한 지상파의 고질적 병폐 속 유튜브 채널 ‘뜬뜬’의 ‘제3회 핑계고 시상식’ 행보는 빛났다. 콘텐츠의 질과 긍정적인 화제성 면에서 지상파를 압도한 것은 물론, 시청자도 함께 즐기는 ‘연말 축제’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줬다.
지상파 시상식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긴 방송 시간에 비해 ‘핑계고 시상식’은 약 2시간 30분 내외의 분량에 핵심적 재미와 감동을 담아냈다. ‘기다림에 지치는 시상식’이 아닌 ‘끝나는 게 아쉬운 축제’를 만들었다.
헬륨풍선을 달고 나타난 홍현희부터 야유하는 이광수를 잡는 황정민, 즉석 축하 무대에서 흥이 올라 기차놀이를 하며 즐기는 참석자들, 추첨으로 송이버섯을 받고 의자를 번쩍 드는 송승헌 등 다양한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또한 다소 번잡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정리하는 유재석의 깔끔한 진행 역시 호평을 받았다.
매년 비판 받는 ‘수상 남발’ 역시 ‘핑계고’ 시상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철저히 시청자 투표와 데이터에 기반해 단독 수상의 원칙을 고수하는 ‘핑계고’는 시상식에 불참한 인물이라도 성과가 뚜렷하다면 수상자로 호명했다.
수상의 품격과 감동도 잡았다. 1회 이동욱, 2회 황정민에 이어 3회 대상의 영예를 안은 방송인 지석진은 “‘버티고 버티다 보면 이렇게 좋은 날이 오겠거니’ 했다”는 뭉클한 소감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과 축복을 받았다.
‘핑계고’는 이러한 요소에 힘입어 공개 5일 만에 1000만 뷰를 넘어섰고 공개 12일을 넘어선 현재 1280만 뷰(2일 오후 기준)를 돌파한 상황이다. 누리꾼들의 반응 역시 “지상파 시상식보다 훨씬 재밌다”, “‘핑계고’ 시상식이야말로 연말의 축제”, “지상파 시상식보다 더 권위 있고 공정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지상파 시상식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생중계’라는 특수성이 있어, 편집 과정을 거치는 유튜브 콘텐츠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연말 황금 시간대를 점유하는 지상파 시상식이 더 이상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우리의 축제’로 거듭날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호흡하려는 진심을 보여준 ‘핑계고’ 시상식의 성공은 결국 ‘우리가 함께 즐기는 축제’를 만드는 연말 시상식의 본질을 다시금 증명하고 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