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②]에 이어)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 박보영. ‘뽀블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그는, 귀엽고 밝은 이미지에 더해 내면의 깊이를 더해가는 성숙한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연차가 쌓일수록 오히려 ‘뽀블리’라는 별명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시기도 있었다는 그는, 이제는 그 호칭에 담긴 애정과 기대를 온전히 받아들인다.
“3, 4년 전에는 밝은 이미지로만 굳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감사하죠. 오랜 시간동안 좋게 봐주시는 마음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뽀블리’란 별명을 오래도록 가져가고 싶어요.”
이러한 마음가짐은 연기 선택에도 반영됐다. 박보영은 최근 몇 년간 의도적으로 밝지 않은 역할을 골라 도전해왔다고 털어놓았다.
“최근에는 어두운 느낌의 캐릭터를 하려고 시도를 많이 했어요. ‘콘크리트’라는 영화도 그렇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캐릭터 자체가 마냥 밝기만 한 친구도 아니고요. 제 나름대로는 그런 (연기) 갈증을 많이 채웠다고 생각해서 다음에는 밝은 캐릭터를 하려고 해요.”
박보영은 현재 촬영 중인 ‘골드랜드’에서의 캐릭터가 “내가 했던 역할 중 가장 어두운 캐릭터”라며 그 다음 작품은 반드시 밝은 작품을 하겠다고 귀띔했다.

충청도 출신의 박보영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골수팬’으로도 유명하다. 야구장에서 응원도구를 들고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포착되기도 했다. 박보영은 “야구에 거리를 둔 지 좀 됐다”며 “그런데 내가 거리를 줘서 그런지, 지금 잘 하고 있더라”며 몰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골수팬’이지만 박보영은 그간 시구에 나선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뭐든 제대로 하지 않을 거라면, 하지 말자는 주의예요. 제대로 잘 할 자신이 없어서 그동안 시구는 하지 않았어요. 가을야구를 하게 된다면, 시구는 아니더라도 어떠한 방법으로든 응원은 당연히 할 것 같아요.”
MC 신동엽에게 직접적으로 출연을 제안 받았지만, 즉답을 피한 ‘SNL’ 출연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은 용기가 없어요. 그 프로그램 취지에 맞고, 그 정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을 때 나가야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저를 다 내려놓을 정도의 준비나 자신감이 없는 것 같아요.”

1인 2역이라는 도전으로 박보영의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준 ‘미지의 서울’은 미지와 미래가 이제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스토리로 엔딩을 맞았다. 완벽한 닫힌 결말은 아니었기에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을까. 박보영은 “이강 작가님 스러워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고 운을 뗐다.
“저도 닫힌 결말을 좋아하긴 하는데, 어쨌든 캐릭터들이 각자 맞는 괜찮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 선택들이 현실과 완전히 떨어져있지는 않거든요. 어쨌든 모두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 같아서, 보시는 분들도 나로 투영해서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박보영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미래(未來)가 미지(未知)여서 여전히 즐겁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지의 미래이기에, 박보영의 내일은 여전히 기대로 가득차 있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