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케이 아닌 ‘인간 강영현’에 대해 집중
2015년 데이식스 데뷔 후 꾸준한 활동 속 잃었던 ‘본모습’ 회고
타이틀 포함 15곡 수록
“생각보다 연약했고, 많이 외로웠던 거 같아요.” (지금껏 달려온 길을 돌아보며)
10년은 누군가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룹 데이식스 영케이(32) 역시 그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증명해 왔다. 하지만 정작 그 과정에서 한 사람 ‘강영현’(본명)은 뒤로 밀려나 있었다.
27일 발매되는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YOUNGEST)’는 그가 처음으로 ‘영케이’가 아닌 ‘강영현’을 들여다본 기록이다. 문을 닫은 공간에서 스스로에게 “괜찮아질 것”이라고 되뇌는 순간들, 그리고 외면했던 감정들을 일기처럼 써 내려간 앨범이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영케이는 이번 앨범이 음악보다 질문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곡이 한 곡도 없는 상태에서 회사에 먼저 ‘영기스트다운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어떤 음악이 들어갈지도 몰랐는데, 그 질문 하나만은 명확했죠.”
질문은 단순했다. ‘강영현은 누구인가.’
2015년 데이식스로 데뷔해 쉼 없이 달려온 지난 10년. 그는 “후회도, 미련도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오히려 모든 것을 쏟아낸 뒤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영케이’는 잘 알고 있었는데 ‘강영현’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 자신을 알아보고 싶었어요.”
그 시간을 지나며 처음 알게 된 것들도 있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순간 자유를 느끼는지. 자신조차 모르고 지나쳤던 감정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마주한 건 외로움이었다. 영케이는 “생각보다 (나는) 외로움이 많은 사람이었다. 연약했고, 상처도 많이 받고 있었는데 그걸 계속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그는 데뷔 이후 데이식스 음악 프로듀싱의 중심 역할을 해오며 팀을 이끌어왔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고집, 그리고 팀원으로서 늘 단단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연습생 시절부터 몸에 밴 ‘프로라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어느새 나 스스로의 감정을 조금은 가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이어 “영케이를 신경 쓰며 살다 보니까 강영현은 아직도 어린아이 같은 부분이 남아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게 부끄럽기도 했는데, 그만큼 오래 외면하고 있었다는 뜻인 것 같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꺼내들었다.
그래서 ‘영기스트’는 완성된 자아를 선언하는 앨범이 아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두고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는 앨범이 아니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타이틀곡 ‘셧 더 도어(Shut The Door)’ 역시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노래다. 게임을 하거나 혼자만의 공간에 들어갔을 때 느끼는 해방감에서 출발한 곡으로,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두는 시간이 오히려 자신을 숨 쉬게 했다고 했다.
그런 솔직함은 작업 방식에도 그대로 녹아들었다. 영케이는 “데이식스 음악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부러 빈칸을 남겨두려 했다면,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귀띔했다.
“이번에는 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듣는 분들은 각자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곡 한 곡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었으면 해요.”
무려 15곡을 실은 이유도 비슷했다. “언제 또 솔로 앨범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낼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다 담고 싶었다”고 웃었다. 기획 단계부터 재킷 콘셉트, 곡 순서까지 직접 의견을 냈고, 그 결과 가장 ‘영케이다운’ 앨범이 아닌 가장 ‘강영현다운’ 앨범이 완성됐다.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을 비롯해, 정욱 대표까지 자신의 이번 앨범을 두고 칭찬해줬다며 높은 완성도를 어필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비주얼 또한 놓치지 않기 위해 10kg을 감량했다고도 털어놨다.
이렇듯 여전히 음악에 진심이고 노력하는 영케이였다. 특히 그는 과거 데이식스 데뷔 시절 진행했던 ‘에브리데이식스’(매월 신곡 발표 프로젝트) 당시를 언급하며 “내 가사를 보고 ‘이렇게 써오면 어떡하냐, 몇 십명(앨범 제작 관계자)이 너만 기다리고 있는데’라며 혼난 적도 있다. 그랬던 시기를 거쳐 이제는 작사, 작곡하는 게 수월하고 노련해졌다. 덕분에 지금의 강영현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라고 자신했다.
가요계 대표 K밴드로 자리매김한 데이식스는 여전히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시간 한가운데에서 영케이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기 자신을 바라봤고 이를 정규로 고백했다.
“‘영기스트’는 제 자신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에요. 아직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이제는 외면하지 않으려고요. 솔직한 제 마음 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을 한층 솔직하게 드러냈지만, 그 솔직함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음악을 대하는 자신의 기준 역시 그 지점에 있다고 했다.
“내 음악,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듣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쾌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것만은 지키며 음악할 거예요. 시도와 변화, 변형은 주겠지만 하지 않아야 하는 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