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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정 “‘케데헌’ 제작진에 압도 당했죠” [인터뷰②]

지승훈
입력 : 
2025-07-31 11:38:56
수정 : 
2025-07-31 11:39:42
리정. 사진ㅣ스타투데이DB
리정. 사진ㅣ스타투데이DB

“‘케이팝 데몬 헌터스’, 물리적 한계가 없다는 점에 설렜죠. 제작진의 대단한 꿈과 의지에 압도 당했고요. 감동 받았어요.”

댄서 리정(26, 본명 이이정)에게 춤은 자신의 즐거움을 실현시키는 수단이자 도전의 매개체였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를 국내를 넘어 해외로 끝없이 이끌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통해서다.

최근 막을 내린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월파’) 인터뷰를 이유로 마주한 리정의 눈빛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가 속한 한국 팀 ‘범접’(BUMSUP)은 세미 파이널에서 탈락했으나 이는 오히려 발전의 원동력이 됐단다.

무엇보다 리정의 행보에 기대가 치솟는 건 ‘범접’과 동시기에 대박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데헌’때문이다.

그는 극 중 헌트릭스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과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 ‘소다 팝(Soda Pop)’ 등의 안무 제작자로 나섰다. K팝이 주무기로 쓰인 이 작품에서 댄스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고, 기존의 댄스씬을 넘어 OTT로도 발걸음을 옮겨 역량을 발휘하고 싶었던 꿈을 담았다.

작품은 K팝 아이돌을 본격적으로 다룬 해외 첫 애니메이션으로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라이벌 보이그룹인 사자 보이즈와 경쟁하며 목소리로 세상을 지키고자 하는 여정을 담았다.

“3년 전 초안 작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제작진과 첫 미팅을 가졌을 때 기획 내용들을 듣고 심장이 요동쳤다. ‘스우파’와 또 다른 결로 확장된 영역에서 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색다른 분야에서 이전과는 다른 창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다”고 말했다.

특히 제작진의 압도적인 자세에 반했다고 했다. “이렇게 작품에 대한 꿈이 클 수 있나 싶었어요. 못해낼 게 없다고 느꼈고 의지가 충만한 눈빛에 압도 아니 감동 받았죠.”

넷플릭스 ‘케이팜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 사진ㅣ넷플릭스
넷플릭스 ‘케이팜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 사진ㅣ넷플릭스

매 순간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또한 그것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그린다는 리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커리어에 새 획을 그을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애니메이션 인물 창작 욕구를 끌어올린 건, 자유로운 댄스 반경에 있었다. “물리적 한계가 없으니 하고 싶은 걸 다 시도해본 느낌이에요. 이전엔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모션들을 딸 수 있었고 그 과정들은 큰 도전이자 확장이 됐고요.”

‘케데헌’은 넷플릭스 역대 애니메이션 최다 시청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글로벌 흥행 중이다. 그안에서도 OST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2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는 그는 “생각해보면 제작진의 열정이 처음부터 엄청났던 것 같다. 뛰어난 감각과 그것들을 실행시킬 수 있는 능력 등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들이었다. 예술 분야에서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공들여서 만들었는지 다 전달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케데헌’ 관련 영상들은 현재 유튜브 조회수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물론 리정이 참여한 헌트릭스, 사자 보이즈 퍼포먼스 영상들 포함이다. “말도 안되는 일인 거 같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춤 영상들은 1만 뷰가 채 나오지 않았고 큰 관심 대상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내 안무를 몇백만명이 봐주는 게 기적같은 일”이라고 웃어보였다.

리정. 사진ㅣ더블랙레이블
리정. 사진ㅣ더블랙레이블

이렇듯 리정은 춤으로 하여금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원했다. 그는 “모든 순간들은 내게 부담보다 건강한 욕심으로 다가온다. 일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댄서로서 방송, 광고를 비롯해,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꾸준히 고민한다”고 했다.

그게 곧 자신감 원천이다. “실패해도 부끄럽지 않아요. 타격이 없는 사람이에요. 어떠한 비판이 있어도 자신있게 외치는 내 자신을 높게 사요. 입만 산 나를 높게 평하는거죠.(웃음)”

리정이 성장할수록 K팝 안무씬도 덩달아 발전하고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다채로운 안무들이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안무의 저작권을 논하기 시작했다. 트와이스, 제니, 청하, 있지, 선미, 태용, NCT드림, 에스파 등 숱한 안무를 짜온 리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무 저작권 이야기에 조심스레 입을 뗀 리정은 “필요성의 유무보다는 어떤 방식으로든 창작자의 권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미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더불어 “금전적 문제가 아닌 더 많은 안무 창작자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소신을 덧붙였다.

K팝 안무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거듭난 리정은 ‘케데헌’을 통해 성장 DNA를 발전시킨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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