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럿(세븐틴 팬덤명)들이 없었더라면 최초로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룹 세븐틴이 K팝 아티스트 최초 잠수교 공연 주인공이 됐다. 한강 위 선선한 바람, 그리고 폭죽까지, 모든 게 세븐틴을 위한 날인 마냥 완벽했다.
2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세빛섬 일대에서는 세븐틴 데뷔 10주년을 기념한 대형 오프라인 이벤트 ‘비-데이 파티’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되며 국내외 팬들은 물론 일반 시민과 관광객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의 장으로 꾸며졌다.
행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열렸다. 세븐틴 관련한 다양한 체험 팝업 공간 ‘비 데이 파티’와 이들의 무대인 ‘버스트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오후 5시까지 진행된 팝업 행사 ‘비 데이 파티’에 이어 행사의 메인 이벤트인 ‘버스트 스테이지’가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됐다. 멤버들이 직접 등장하는 유일한 시간 탓에 현장에 대기 중이던 팬들은 들뜬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정식 공연장이 아닌 현장 즉석 무대에 따른 혼잡으로 관객들의 입장이 다소 지체되기도 했다. 이에 예정된 시간보다 약 25분 가량 늦게 공연은 시작됐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한강 요트를 대여해 관람을 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이와 더불어 예기치 못한 비상상황을 대비해 한강경찰대 순찰정도 합류, 행사 주변을 지켰다.
잠수교에서 공연이 개최되는 건 사상 처음이다. 지난 2023년 4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패션쇼가 열린 것 외에는 별다른 행사, 더 나아가 K팝 아티스트가 이곳에서 공연을 연 적은 전무하다. 시작을 세븐틴이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연을 위해 하이브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서초구와 협업해 잠수교에서 개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잠수교는 이날 오전 7시부터 26일 오전 4시까지 통제된다.


공연 현장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차량과 보행자들의 이동통로였던 곳엔 수천 개의 플라스틱 의자가 깔리며 흡사 대형 공연장을 연상케 했다. 무대 관람석만 6천 석이 마련됐으며 좌석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반포한강공원 내 마련된 중계석(예빛존, 스탠딩존, 피크닉존)에서 즐길 수 있었다.
세븐틴은 공연 첫 무대로 다음날 공개하는 정규 5집 ‘해피 버스트데이’의 타이틀곡 ‘썬더’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무대 뒤 멤버들은 “팬들이 없었다면 잠수교 최초 공연은 없었을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신곡을 프로듀싱한 멤버 우지는 “10년동안 음악을 만들어 오면서 ‘나는 이제 안되나’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영감이 번개처럼 왔다”며 “그런 음악이니 있는 그대로 들어달라”고 기대를 불어넣었다.
세븐틴은 신보 수록곡인 ‘HBD’를 비롯해, ‘핫’, ‘에이프릴 샤워’,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 ‘록 위드 유’ 등 대개 밝은 느낌의 곡들을 선곡해 팬들의 흥을 끌어올렸다.
이어 멤버들은 마지막 멘트 시간을 통해 “엊그제 데뷔한 거 같은데 벌써 10주년이다. 여기서(잠수교) 공연한 게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10주년 함께 해요!”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외쳤다.
이후 세븐틴은 ‘같이 가요’, ‘음악의 신’, ‘아이즈 온 유’, ‘아주 나이스’ 등으로 팬들을 위한 앙코르 차원의 무대를 남기며 끝인사했다.

이번 팝업에는 세븐틴 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세븐틴 히스토리 존’, ‘멤버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인터랙티브 메시지존‘, 정규 5집 머치와 10주년 기념 공식 응원봉이 판매되는 ’정규 5집 머치 존‘, 스탬프 투어 완주자를 위한 포토카드 교환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지난 2015년 5월 데뷔한 세븐틴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모회사 하이브 차원에서도 세븐틴은 핵심 그룹으로 자리하며 국내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세븐틴의 10주년을 기념하고자 세빛섬 외에도 내달 1일까지 원효·월드컵·행주대교가 로즈쿼츠, 세레니티로 점등된다. 소속사 하이브 사옥 외부 벽면에는 ‘SEVENTEEN WILL CHALLENGE ETERNITY(세븐틴은 영원에 도전한다)’라는 문구가 래핑됐고, 인근 공원은 포토존으로 변모했다. 더현대서울 아이코닉존을 비롯한 도심 곳곳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와 같은 국내 주요 도시, 미국, 일본, 중국의 관광 명소에도 이들의 10주년과 컴백을 알리는 대형 옥외 광고가 내걸린다.
세븐틴은 26일 오후 6시 정규 5집 ‘해피 버스트데이’를 발매한다. ‘해피 버스트데이’는 새로운 가능성이 폭발하는 세븐틴의 재탄생을 보여주는 앨범으로, 타이틀곡 ‘턴더’를 포함해 총 16곡이 실린다. 멤버들은 데뷔 후 처음으로 13명 전원의 솔로곡을 수록하고, 세계적인 아티스트 겸 프로듀서 퍼렐 윌리엄스를 비롯한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하는 등 색다른 음악적 시도를 예고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