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인간을 노래한 포크 뮤지션 정태춘, 박은옥이 문학으로 데뷔 45주년을 기념한다.
25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에서는 2025 정태춘·박은옥 문학프로젝트 ‘노래여, 벽을 깨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정태춘, 박은옥은 1978년과 1979년에 각각 ‘시인의 마을’과 ‘회상’으로 데뷔했다. 1980년 결혼 후에는 음악적 동료이자 삶의 동반자로 음악 활동을 함께해왔다. 데뷔 45주년을 맞은 정태춘, 박은옥은 오는 4월 총 10곡이 담긴 정규 12집 ‘집중호우 사이’를 발매한다.
정태춘은 이번 프로젝트에 ‘노래여, 벽을 깨라’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유를 묻자 “예전에 제가 붓글을 쓰면서 ‘벽을 깨라’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거기에 ‘노래’를 붙였다. 이런 텍스트로라도 사람들에게 얼핏 전달됐으면 좋겠다. 오늘날의 상황에서도 야만의 벽을 돌파하는 지성의 힘, 양식의 힘을 사람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타이틀을 이렇게 짓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13년 만에 새 앨범을 내기로 결심한 이유도 들어볼 수 있었다.
정태춘은 “2019~2021년까지 40주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5개 지역에서 콘서트를 했다. 그 때도 전시, 책, 앨범이 있었고 그 결과를 가지고 영화를 제작해서 극장 상영까지 했다. 거기서 다 끝내야 된다고 생각해서 ‘앨범을 안 내겠다’고 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손녀를 데리러 갔다가 도서관에 밥 딜런 가사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1000페이지가 넘는 밥딜런의 모든 노래가 담겨진 가사집이었다. 그걸 다 읽고 밥 딜런과 관련된 소설, 평전 등을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자극이 돼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고, 그것을 들려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박은옥은 45년이 지나도 노래를 부르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노래하는 사람이라 행복하다’라는 것을 나이 들어 느낀다. 그래서 다시 태어나면 또 음악인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다만 그 때는 정태춘처럼 창작을 할 수 있는 재능도 가지고 태어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무대에 있을 때 행복하고, 운이 좋은 가수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태춘, 박은옥은 오는 5월부터는 전국 순회 콘서트 ‘나의 시, 나의 노래’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와 시 낭송, 붓글 사진과 텍스트들로 구성돼 두 사람의 문학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5월에는 정태춘 노래 시집 ‘집중호우 사이’, 6월에는 붓글 모음집 ‘노래여, 노래여’를 발간한다. 아울러 6월 4일부터 15일까지는 정태춘이 그간 썼던 붓글 작품들과 짧은 산문들을 담은 전시회 ‘노래여, 노래여’도 개최한다.
박은옥은 포크 음악이 “‘폭싹 속앗수다’ 작가님을 좋아한다. 이번에 작품을 보면서 ‘드라마는 20대부터 60대까지 아울러서 감정을 전할 수 있는데 노래는 왜 그게 어려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노래는 10대 후반에서 20대에 들은 노래가 평생 가고, 그 뒤로는 삶이 바빠서 음악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도 드라마처럼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줬으면 좋겠다. 지금 이 노래를 20대가 들었을 때 마음에 와닿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우리 팬클럽에 아주 소수의 고등학생, 대학생이 있는 만큼, 이번 노래가 힘과 응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그러자 정태춘은 “몇 년 동안 작업했던 결과물을 내놓는 거다. 노래가 발단이 됐지만 노래 이외에 썼던 시들을 묶어내게 됐고, 붓글 전시회와 콘서트도 하게 됐다. 몇 년 동안 진행했던 결과물을 풀어내는 자리다.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고 우리의 새 노래들도 들어 줬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