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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괴물 신인’ 서수빈 “윤가은 감독과 ‘세계의 주인’ 꿈만 같아요”

양소영
입력 : 
2025-10-27 12:55:50
서수빈이 ‘세계의 주인’으로 데뷔하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서수빈이 ‘세계의 주인’으로 데뷔하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보석의 발견이다. 배우 서수빈(24)이 데뷔작 ‘세계의 주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우리들’ ‘우리집’으로 호평 받은 윤가은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제9회 핑야오국제영화제의 국제신인경쟁 부문에 해당하는 크라우칭 타이거스 부문, 제69회 BFI런던영화제 경쟁 부문, 제41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등에 연이어 초청받았다.

서수빈은 ‘세계의 주인’에서 여고생 주인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는 개봉 소감을 묻자 “주변 친구들에게 축하를 많이 받고 있어서 고맙고 행복하다”며 “부모님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효도했다는 느낌이 든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전부터 윤가은 감독의 팬이었기에 ‘세계의 주인’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도 꿈 같다”고 했다.

서수빈은 “제가 울산 사람인데, 울산에 독립영화관이 없다. 영화를 같이 보러다니던 친구가 부산에 있는 영화의 전당에 가서 독립영화를 보자고 하더라. 2019년 9월 1일 부산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독립영화라는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고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게 바로 바로 ‘우리집’이었다. 그 영화에서 못 빠져 나와서 집에서 감독님을 검색하고 알아봤다. 전작도 찾아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회사에 들어오고 2년 정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세계의 주인’ 오디션 소식을 듣게 됐다. 현장에서 직접 만난 작품과 닮아 있었다. 그 다정함과 치열함이 현장에서도 느껴지더라. 정말 섬세하다고 느꼈다. 지금도 정말 꿈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서수빈이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서수빈이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서수빈은 3번의 오디션을 통해 ‘세계의 주인’의 주인공 자리를 당당히 거머쥐었다.

그는 “첫 미팅에서 감독님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고 했지만, 혹시나 해서 자유 연기와 대사도 준비해 갔다.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시키지 않더라. 워크숍에 참여해 쪽대본을 받아 연기를 했고, 며칠 후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전해주시겠다며 사무실로 부르셨다. 왜 부르셨는지 모르고 긴장한 채 갔는데, 시나리오를 주시며 한 번 읽고 짧은 문자를 남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 가서 대본을 읽는 순간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몰려와 말로는 전달이 안 됐다. 결국 눈물 흘리는 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드렸다. 감독님께서 ‘눈물 셀카, 정말 오랜만이다’라고 하셨다. 제가 이주인 역이라는 말을 듣고는 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감사하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또 주인 캐릭터에 대해 “태권도도 하고, 엄마랑도 친하고, 친구들일아 춤추는 모습이 저랑 비슷하더라”며 “처음에는 무거운 감정으로 접근했는데, 감독님이 ‘주인이는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무겁지 않게,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고등학생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이어트도 하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다이어트를 절대 금지했다. 있는 그대로 촬영장에서 보이길 원했다. 그래서 편하게 촬영하러 갔다. 지금은 살이 조금 빠진 상태다. 개봉을 앞두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운동도 하고 식단도 했다”고 고백했다.

‘새계의 주인’ 서수빈이 토론토 영화제를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새계의 주인’ 서수빈이 토론토 영화제를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서수빈은 이번 작품에서 도전한 첫 키스신은 “액션신”처럼 자신의 임무를 해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장면이 바로 키스신이었다. 첫 키스신이었는데, 상대 배우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했다. ‘이건 액션신처럼 해내야 할 임무’라고 생각했다. 부끄러움보다는 안무처럼 철저히 준비해서 정확히 해내는 게 중요했다. 거침없이 표현해야 해서 관련 작품들도 많이 찾아봤다”고 털어놨다.

특히 주차장 신에 대해서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부담도 컸다. 그런데 학교 신과 달리 감독님이 한번도 시키질 않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날 주인의 내면을 만나길 바라셨던 것 같다. 제가 촬영 때 집중력이 흐트러질 뻔했는데, 장혜진 선배가 제 손을 잡아줬다. 앞으로도 이런 순간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였다. 눈을 감고 호흡하며 자신에게 집중해보라고 말씀 주신 게 도움이 됐다. 정말 엄마처럼 다가와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세계의 주인’으로 토론토 영화제를 다녀온 그는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박수를 치는 문화도 신기했다. 감독님과 더 가까워진 시간도 감사했다”고 회상하며 “박정민 선배님께서 ‘너무 잘 봤다’고 인사했던 순간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선물로 받은 굿즈는 평생 가보로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춤과 악기를 배우고 학생 때는 댄스 동아리를 만들어 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했다는 서수빈. 짧지만 아이돌 연습생으로 살아보기도 했단다. 그 모든 것이 배우 서수빈을 이루는 ‘세계’가 됐다.

이에 그는 “그 모든 순간이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세계의 주인’은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이주인이란 인물은 제 인생의 큰 기둥이 될 거라 믿는다. 저에겐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작품과 감독님의 의미는 더 커질 것 같다. 정말 감사한 특권을 누렸고, 이 소중한 기회를 올바르게 잘 지켜나가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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