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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이즈’ 이선빈 “공포 덕후지만, 왜 망설였냐고요?”

양소영
입력 : 
2025-06-17 17:31:16
“‘노이즈’ 층간소음 퇴치짤로 많이 쓰이길”
“엄정화 ‘오로라 공주’ 충격...닮고 싶은 호러퀸”
이선빈이 ‘노이즈’로 첫 공포 장르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이선빈이 ‘노이즈’로 첫 공포 장르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이선빈(31)이 올 여름 ‘호러퀸’에 도전한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김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선빈은 실종된 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 역을 연기했다.

데뷔 후 첫 공포물에 출연한 이선빈은 “지금 너무 떨린다. 제가 공포를 정말 좋아하는데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설레면서도 걱정되는 복잡한 마음”이라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서부터 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서 공포 영화와 웹툰도 다 챙겨봤다. 공포 유튜브도 많이 본다. 윤시원이라는 공포 유튜브가 유명한데 자주 챙겨본다. 저희 시사회 때도 초대했는데 저희 영화 안에서 나오는 것들이 실제로 고증이 잘되어 있다는 피드백을 줘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공포 마니아’지만 그동안 도전을 망설였다는 그는 ‘층간소음’이란 주제에 끌려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설레기도 했지만, 내가 이 장르에 어울릴지 걱정도 됐다. 신인일 때부터 공포 장르 제안이 몇 번 왔는데,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다. 이번 작품도 너무 매력적이고 도전하고 싶었는데 내 비주얼이나 연기 톤이 어울릴지 의심이 됐다. 내게 날카로움이나 예민한 얼굴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됐는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주제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층간소음이란 주제는 기구한 사연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거니까 공감하기 좋지 않나. 공포에 특화된 게 아니어도 평범한 이선빈으로 연기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들었고, 내가 용기를 내서 도전하면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선빈이 주영 캐릭터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을 밝혔다.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이선빈이 주영 캐릭터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점을 밝혔다.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또 청각 장애 주영을 연기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며 “장애의 정도 차이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언제 소리가 들리고, 어떤 소리가 안 들리는지 등을 감독님에게 많이 여쭤봤고, 대본에도 친절하게 표현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예민한 얼굴을 만들어야 했는데, 감정 소모를 하고 긴장되는 신을 많이 찍다 보니 밥을 거르기도 했고 몸이 자연스레 예민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니까 울컥하기도 했다. 실제로 감정을 포효하는 신에서는 다 쏟아냈다. 주영이의 감정도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살아온 인생에서 속상함이나 그런 것들을 대리만족하듯이 쏟아냈다. 3kg이 훅 빠졌는데, 분장을 안 해도 얼굴이 패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힘들었던 건 모든 걸 계산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연기하는 것이었단다.

그는 “제가 연기할 때 내 눈앞에서 실제로 아무것도 없어도 이런 장면이 나올 거라는 계산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연기해야 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 놀랄 타이밍에 맞춰 연기해야 하니까 많은 걸 계산해야 했다”며 “주영 캐릭터로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고, 카메라 안에서도 그런 모습이 담겨야 하지 않나. 그런데 배우인 저는 모든 걸 철저히 계산해서 연기해야 한다는 게 어렵더라. 굉장히 정교한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선빈이 선배 엄정화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바이포엠 스튜오
이선빈이 선배 엄정화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사진|바이포엠 스튜오

이선빈은 닮고 싶은 ‘호러퀸’으로 영화 ‘오케이 마담’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엄정화를 꼽았다.

그는 “엄정화 선배의 ‘오로라 공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속눈썹까지 매력적이고 눈 떨림을 어떻게 저렇게 표현할 수 있나 싶더라. 그 강렬한 분위기나 언니의 숨결까지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배는 어떤 장르든 최적화된 눈빛을 보여준다. ‘오케이 마담’ 때 호흡을 맞췄는데, 언니의 촉촉한 눈동자를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카리스마도 있고, 실제로 보면 엄청 소녀 같기도 하다. ‘진짜 배우는 이런 눈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선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층간소음 퇴치녀’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공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 ‘노이즈’ 안에서 연기한 제 캐릭터나 감정 표현이 ‘밈’이 됐으면 좋겠다”며 “층간소음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제가 극 중에서 공포에 떨고 있거나 예민해져 있는 장면들이 재치 있게 경고하는 짤로 사용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대중은 임팩트 있는 작품을 기억하니까 저의 코믹한 모습을 기억하고 좋아해 준다. 그런데 제가 초반에는 장르적인, 진지한 정극도 많이 했다. 어느 순간부터 생활 코미디를 담은 작품이 많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저의 톤 다운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 배우 커리어로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공포 장르 도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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