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박보람이 정지인 오우리와 주연으로 나선 ‘내가 누워있을 때’가 극장가를 찾는다.
21일 서울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가 누워있을 때’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최정문 감독과 배우 정지인 오우리가 참석했다.
‘내가 누워있을 때’는 각기 다른 불면의 밤을 지나온 선아, 지수, 보미가 서로를 이해하는 긴 하루 끝의 이야기를 담은 로드 드라마다.
정지인은 극 중 5년 차 회사원 선아 역을, 오우리는 부모님을 여의고 현실적 문제와 부딪히는 지수 역을 연기했다.
지난해 4월 11일 향년 30세로 세상을 떠난 가수 박보람은 ‘내가 누워있을 때’에서 보미 역을 맡아 첫 장편 주연으로 나선 바 있다.
최정문 감독은 영화에 대해 “최근에 다시 보면서 생각한 건 제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생각했다. 극적인 인물도, 드라마틱한 인물은 아니지만 옆에서 볼 수 있고 위로해주고 싶은 인물들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위로가 되길 바란다. 하루 정도를 잘 주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고 박보람에 대해 “박보람이 세상을 떠난지 1년 조금 지났다. 최근에 다시 영화를 보니까 정말 많이 보고 싶더라. 박보람이 연기한 봄이는 사산이라는 아픔을 겪고 극복해나가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조금은 이상하고 엉뚱한 친구다. 우리가 볼 수 없는 걸 보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걸 무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면서 고마워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미팅했을 때 정말 봄이 같았다. 첫 연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이었다. 저희가 현장에서 영화가 개봉하면 ‘보람이가 드라마도 많이 찍고 좋은 역할 맡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장에서 엄청 집중했다. 제게는 ‘봄이를 모르겠다’고 투덜투덜대면서 누구보다 아껴주고 좋아해줬다”고 회상했다.
그런가 하면 정지인은 캐릭터에 대해 “선아는 자신의 직업적인 성취를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다. 그 열정이나 욕망 때문에 직장에서 빠르게 성장하지만, 자신의 중심을 잃어가는 인물이다. 자신의 못난 부분을 돌아보고 자신의 중심을 다시 되찾으려고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배우들과 호흡에 대해서는 “오우리와 박보람의 실제 성격과 캐릭터 성격의 간극이 어느 정도 있다. 닮은 부분도 많지만, 간극이 있다. 정말 촬영장에 가면 정말 진짜 지수로 있었고 봄이로 있었다. 그게 분장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정말 제가 선아로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오우리는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극 중에서 선아의 사촌 동생이고 부모님을 어렸을 때 여의고 같이 집에서 사는 친구다.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를 만나게 되고 아웃팅을 당하게 되는 아픔이 있는 친구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상처가 있는 친구다. 결국엔 용감하게 이겨내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 역할이라 유의했던 점은 없다. 사랑이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이 친구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스킨십이 있는 장면은 잘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그리고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이 담길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정지인을 보면 선아 같다고 했다. 그때도 많이 지금도 많이 했다. 제가 배우고 싶은 언니 같았다. 박보람과 할 때는 캐릭터와 달랐다. 터프한 면이 있어서 강하게 절 이끌어줬고 같이 촬영하면 든든했다. 두 언니랑 든든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지인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의 삶, 우리의 삶처럼 평범한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가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의 아름다움으로 개인적으로 위로받았다. 관객들에게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가 누워있을 때’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