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반장’ 경수진표 오지라퍼 히어로물, ‘백수아파트’가 오늘(26일) 개봉했다. 작지만 강한 영화의 힘은 통할까.
영화는 무해하게 착한데다 맷집 좋은 ‘볼매’, 신예 메가폰 이루다 감독의 신작이다.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거울’(경수진)이 새벽 4시마다 아파트에 울려 퍼지는 층간 소음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이웃들을 조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
‘나 혼자 산다’에서 뭐든지 뚝딱 만드는 금손이자 취미부자, 인형 같은 외모와 다른 반전의 털털한 매력으로 사랑 받은 ‘경반장’ 경수진이 주인공 ‘거울’을 연기한다. 여기에 ‘범죄도시’에서 ‘초롱이’ 캐릭터로 사랑 받은 고규필,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배우가 된 김주령, 노련한 ‘베테랑’ 박정학 정희태가 함께 한다. 반가운 얼굴 이지훈, 걸그룹에서 배우에 도전한 최유정, 새 얼굴 차우진·배재영까지 합세해 찐 텐션의 신선한 하모니를 이룬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조카와 함께 동네의 모든 민원을 나서서 처리하는 오지라퍼 백수 ‘거울’(경수진)은 동생 ‘두온’(이지훈)과 크게 다툰 뒤 집에서 쫓겨난다. 한 달 월세로 입주한 백세아파트에서의 첫날 밤 새벽 4시, 알 수 없는 괴음에 잠을 설친 그는 차례로 마을 주민 ‘지원’(김주령), ‘경석’(고규필), ‘샛별’(최유정)과 친분을 쌓게 된다. 이들은 거울에게 문제적 괴음이 6개월째 하루도 빠짐없이 들리지만, 도대체 범인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오지라퍼 에너지가 제대로 차오른 거울은 이들과 층간 소음의 근원을 찾아 나서며 위험한 비밀을 파헤친다.
‘아파트’를 배경으로 ‘층간 소음’이란 현실적 소재를 다루지만, 스릴러가 아닌 휴먼 추적 드라마로 만들었다. 장르적 쾌감보단 서사와 메시지가 주는 감동에 힘을 줬다. 웃음, 추리, 감동의 파트를 나눠 다채롭고도 촘촘하게 쌓아올린다. 소소하지만 중독적이고 유머러스하다. 판타지 요소가 진해 유치하지만 귀엽다.
손익분기점은 약 15만. 적은 예산을 감안하면 용감하고도 똑똑한 선택이다. ‘소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오지랖이 불러일으키는 선한 영향력”이란 확실한 메시지를 패기있게 담아냈다. 제작자 마동석의 에너지도 적잖게 더해지니, 가성비 좋은 알짜배기 호감 영화로 완성됐다.
주연 배우 경수진은 “마동석 선배님의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루다 감독님의 패기도 상당했다. 시나리오 자체도 재밌게 술술 읽혔고, 모든 캐릭터들이 생동감이 느껴졌다”며 “전체적으로 밝고 재밌고 알찬 느낌이 강하게 들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애정을 보였다.
그는 “‘층간 소음’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 범주 안에 들어가는 많은 것들이 조심스럽고 많이 예민한 사회”라며 “직접 이야기하고, 대면하는 게 위험하다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건강하게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무 폐쇄적이고 선입견이 강하기만 하면 각박한 세상이 더 각박해질 것 같다. 우리 영화가 그런 면에서 조금은 따뜻한 위안이, 반가운 향수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체급 경쟁에선 약체지만 레이스는 시작됐다. 과연 다크호스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은 97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