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사람 냄새 나는 SF ‘미키 17’이 극장에 출격한다.
20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미키 17’ 내한 간담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 최두호 프로듀서와 배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가 참석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그랑프리와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했다.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했다. 나오미 애키는 모든 미키와 함께했던 여자 친구이자 얼음 행성의 정예 요원 나샤, 스티븐 연이 지구에서부터 미키와 친구였던 티모, 마크 러팔로가 얼음 행성 사령관 케네스 마셜을 연기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지난달 20일 홀로 한국을 찾아 팬들과 만난 바 있다.
마크 러팔로는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도 환대를 받았다. 그때 어벤져스의 로버트 주니어가 절 질투했다. 기뻤다. 그가 누구를 질투하는 걸 처음 봤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기쁘다”며 “영화를 끝내서 오게 되고 여기 오는 길에 오토바이를 타고 왔는데 이 자리에서 봉준호와 함께 있다는 건 현존하는 모든 감독 중 위대한 분 중 하나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봉준호 감독의 고국에 오게 돼서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첫 악역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는 “놀랍다. 출연 제의 받았을 때 나에게 준 게 맞나 싶어 주의 깊게 대본을 봤다. 감사하다. 저를 의심하고 있을 때 믿어줘서 감독님께 감사하다. 당연히 제 연기 보고 만족할 수 없다. 항상 미완성이고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생각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영화가 나온 결과물에 만족하다. 그런데 겁도 난다. 제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리뷰를 읽지 않아서 반응은 모르지만, 영화의 취지에 맞게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공개 후 극 중 마크 러팔로의 모습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를 닮았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인류 역사상 인물들을 융합해 마크 러팔로가 보편적으로 만들어줬다. 나라 마다 다양하게 해석하는게 재미있더라”고 말했다.
나오미 애키는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은 처음이다. 오래전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다. 감독님과 함께 오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봉테일’ 봉준호 감독과 작업 소감에 대해 “봉테일 너무 좋았다. 배우로서 감독님을 어떻게 보면 저는 아이처럼 경계선을 설정해주길 원한다. 저는 감독님을 부모라고 생각한다. 저에게 공간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라며 “봉테일은 제가 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유롭게 해줬다. 저도 긴장했는데, 익숙해질거라고 해주더라. 봉감독과 자유로운 방식에서 일하게 됐고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스티븐 연은 “저도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저의 훌륭한 동료와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봉준호 감독과 다시 한번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과 다시 만난 스티븐 연은 “봉준호 감독님은 캐릭터와 배우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며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다. 어느 정도 경계는 두지만 궁극적으로는 배우를 믿고 지지해 주신다”며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 촬영장에서 좀 더 여유로움을 갖고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눈빛, 시각이 아름답다. 봉준호 감독님만의 시각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미키17’에 대해 “복제인간, 많은 SF에서 다뤄진 소재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작 콘셉트는 다르다. 인간 프린팅이다. 사람을 출력한다.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착하고 가여운 청년이 출력되면서 사건이 벌어진다. 그래서 기존 SF와 다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가 성격이 이상해서 사람을 볼 때 이상한 면을 보는 것 같다. 어느 한 구석에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른게 보이면 집착이 생긴다. 마크 러팔로가 악역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첫번째 기회가 저에게 와서 신나고 영광스럽다. 처음에 시나리오 줬을 때 마크는 왜 나에게 이런 느낌었는데, 너무 멋질 것 같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봐도 독재자는 위험한 매력이 있다.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대중을 사로잡는 게 있다. 그런 이상한 귀여움을 마크 러팔로가 잘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 독재자에게 엄청난 에너지로 소리를 지르며 목소리로 제압하는 나오미 애키의 모습도 영국 시사회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런 에너지를 가진 나오미를 알아봐서 기쁘다. ‘미키17’ 영화의 톤은 SF지만 인간냄새가 나는 걸 만드는 게 목표였다. 스티브 연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런 현실적인 토을 만들 수 없었을 거다. 그런 배우들을 만나 행운이었다”며 “극장에서 즐겨달라. 극장에서 안 보면 후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키 17’은 28일 대한민국에서 최초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