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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눈 감을 때 나도 죽었다”…임진모, 33세에 떠난 아들이 골라준 ‘나비넥타이’

진향희
입력 : 
2026-10-22 10:13:19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사진 ㅣtvN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사진 ㅣtvN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가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33세에 세상을 떠난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전했다. 아들이 생전에 골라준 나비넥타이를 지금도 매고, 아들이 마지막으로 신었던 양말을 중요한 자리에 갈 때마다 신는다. 아들을 떠나보낸 지 5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일상에는 여전히 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임진모는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아들과의 추억과 사별 이후의 삶을 이야기했다.

임진모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나비넥타이에는 아들의 한마디가 담겨 있다. 어느 날 나비넥타이를 맨 아버지를 본 아들이 “괜찮아. 아빠는 무조건 앞으로 나비넥타이 하고 가”라고 말했다. 이후 임진모는 나비넥타이를 즐겨 착용하게 됐다.

그는 “계절이 바뀔 때 꼭 이걸 한다. 아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아들이 좋아했던 옷차림을 유지하는 것은 이제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곁에 없는 아들을 일상에서 다시 만나는 자신만의 방식이다.

아들의 투병은 2014년 시작됐다. 아들은 어느 날 “아빠, 나 머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올게”라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두통을 호소한 적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검사 결과는 달랐다.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큰 뇌종양 두 개가 발견됐다.

임진모는 당시를 떠올리며 “CT 촬영까지 했는데 뇌종양 큰 게 2개가 있더라.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때부터 투병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들은 7년 동안 병마와 싸웠지만, 2021년 여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은 투병 중에도 아버지를 살뜰히 챙겼다.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에는 임진모의 매니저 역할을 자처했다. 아버지가 입을 옷에 어울리는 나비넥타이를 골라주고, 몸이 아픈 와중에도 운전까지 도왔다.

임진모는 “죽기 몇 개월 전에 제 매니저가 되어줬다. 아침부터 나비넥타이를 옷에 맞게 골라줬다”며 “아픈데 그렇게 해주고 운전해주고, 제가 아들한테 많이 배웠다”고 했다.

아버지의 일상에는 여전히 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버지의 일상에는 여전히 아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아들의 성실함을 새삼 깨닫게 된 일화도 소개했다. 아들이 전자제품 매장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할 당시 매장 점장은 임진모에게 아들이 진열된 냉장고 위를 청소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사다리를 찾아 올라가 손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닦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임진모는 “그때 ‘내가 왜 이걸 모르고 있었지. 난 이걸 해야 돼. 열심히 하자’ 했다”고 말했다. 아들의 성실한 태도는 아버지에게도 자극이 됐다. 그는 지금도 강연에 나설 때면 아들이 어딘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투병하던 아들과 더 많은 곳을 다니지 못한 것이 후회로 남는다고 했다. 회복을 바라는 마음에 집에서 쉬게 하는 데 집중했지만, 함께 국내의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다니며 풍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돌아봤다.

그는 “차라리 이럴 줄 알았으면 데리고 우리나라 좋은 데 가서 구경 다 할 걸. 괜히 집에만 있던 게 한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 아들이 눈 감을 때 이미 죽었다. 나도 송두리째 같이 간 거다. 내가 낳은 아들이 내 눈 앞에서 마지막으로 눈 감을 때 정상이겠냐”고 말했다.

아들의 유품을 간직하는 일도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임진모는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마다 아들이 마지막으로 신었던 양말을 신는다. 이날 방송 녹화 때도 그 양말을 착용했다.

그는 “처음에 ‘50살 넘을 때까지 신겠다’고 했다”며 “양말, 내의, 신발을 신는다. 함께한다는 생각이다. 이게 우리 아들이 마지막으로 신던 양말”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남긴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추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임진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일과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무대에 설 때면 아들이 객석 어딘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아들이 생전에 골라준 나비넥타이를 매고, 마지막으로 신었던 양말을 신고 사람들 앞에 선다.

이날 방송에서 임진모는 자신의 인생곡으로 비틀스의 ‘헤이 주드(Hey Jude)’를 꼽으며 마지막 순간에도 듣고 싶은 노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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