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을 향한 가수 유승준(49, 미국명 스티브 유)의 발걸음이 또 한 번 법원의 문턱을 넘었다. 세 번째 ‘비자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다.
서울고법 행정8-2부(김봉원·이영창·최봉희 고법판사)는 2일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증 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진행된 1심에서도 유승준이 승소했다. 이에 주LA 총영사 측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당초 지난달 4일 예정됐던 항소심 선고는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유승준에 대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이 적법했는지 여부였다.
1심 재판부는 유승준의 입국 허가가 공익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입국 금지를 통해 얻는 공익과 유승준이 받게 되는 불이익을 비교했을 때 후자의 침해 정도가 더 크다며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유승준의 과거 행위 자체를 적절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승준의 존재나 활동이 대한민국의 존립이나 안전에 불이익 또는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다.
1997년 가수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열정’, ‘나나나’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입대를 앞둔 시점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 기피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국내 입국이 제한됐다.
병무청에 따르면 당시 유승준은 입대 날짜가 확정된 상태에서 해외 출국이 불가능했지만, 귀국 의사를 밝히며 귀국보증제도를 통해 출국했다.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한국행을 포기했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재외동포(F-4)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두 차례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법무부와 주LA총영사관은 병역의무 면탈로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해 왔다.
이에 유승준은 2024년 9월 세 번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이날 항소심에서도 승소하면서 다시 한번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의 위법성을 인정받게 됐다.
그런 가운데 유승준은 지난 6월 장기간 이어진 입국 제한과 관련해 한국을 자신이 태어난 곳이자 마음의 고향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지금은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의 선택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했지만 진정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