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모자무싸’ 고윤정, 힐링 서사의 얼굴…업그레이드 ‘나의 아저씨’ 이지은 [돌파구]

한현정
입력 : 
2026-05-06 15:53:46
수정 : 
2026-05-06 15:55:53
사진 I  JTBC
사진 I JTBC

배우 고윤정이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청순한 비주얼 뒤에 숨겨졌던 깊은 감정 연기와 묵직한 대사 전달력이 폭발하며 “차세대 힐링 서사의 얼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지은(아이유)이 ‘나의 아저씨’에서 보여줬던 처연하면서도 단단한 감정선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단순히 주인공의 상처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타인의 결핍까지 끌어안으며 치유로 이끄는 ‘위로 서사’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사진 I JTBC
사진 I JTBC

‘언어의 연금술사’ 박해영이 던진 또 하나의 위로

‘모자무싸’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뒤처졌다는 열등감과 무가치함 속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이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인간의 내밀한 정서를 어루만져 온 박해영 작가는 이번에도 담담한 문체로 시청자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그 중심에서 고윤정은 날카로운 시나리오 분석력으로 업계에서 ‘도끼’라 불리는 영화사 PD 변은아 역을 맡았다.

그는 냉정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타인의 존재 가치를 단번에 알아보는 따뜻함을 동시에 지닌 입체적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사진 I JTBC
사진 I JTBC

존재를 긍정하는 ‘초록불 대사’의 힘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건 변은아의 이른바 ‘초록불 대사’들이다. 상처 입은 이들의 존재를 조용히 인정하고 끌어안는 은아의 말들은 매회 깊은 여운을 남긴다.

1화에서 은아는 모두가 황동만(구교환 분)을 그저 “시끄러운 인간” 취급할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조용히 있어”라고 말하며 그의 내적 외침을 유일하게 알아챘다.

3화에서는 동만의 시나리오를 읽고 “천 개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사람 같아요. 감독님이 훨씬 멋져요, 동물적이고 따뜻하고”라며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존재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이어 4화에서는 경찰서에서 직업을 묻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동만을 대신해 “영화감독이요”, “담당 PD요”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세상의 시선으로는 ‘백수’였던 동만의 정체성을 공식적으로 선언해 준 순간이었다.

사진 I  JTBC
사진 I JTBC

스스로를 지키는 단단함, 힐링 서사의 새 얼굴

변은아는 무조건적인 위로만 건네는 평면적 인물이 아니다. 5화에서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대표에게 “저는 얌전한 아이지만 만만하고 약한 애가 아니다”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타인을 품어주기 전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단단한 자존감을 드러내며 호평을 얻었다.

특히 6회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맞대고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자신의 감정을 ‘알 수 없음’이라 기록해 온 동만의 상처를 은아는 “도움을 바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동만에게 먼저 다가가 안기는 은아의 모습은 방송 직후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변은아의 깊은 내면 속 흉터가 드러나는 친모 오정희(배종옥 분)와의 폭발적인 감정 신 역시 압권. 극 중 톱배우인 오정희는 자신의 스캔들을 덮기 위해 뒤늦게 딸 은아에게 유학 지원 등을 제안하며 손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것은 은아의 서늘한 일갈이었다.

사진 I JTBC
사진 I JTBC

은아는 “왜요? 내가 아직도 부끄러우시냐. 당신 살자고 다시 줍는 거냐”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이어 “아홉 살 난 애가 버려진 거 들키지 않으려고 제 손으로 김밥 싸 들고 소풍 갔다”며 “오정희가 버린 불쌍한 애가 나라는 거 절대 들키지 마시라”고 맺힌 분노를 터뜨렸다. 감정을 억누르다 못해 코피까지 흘리며 무너져 내리는 고윤정의 처절한 열연은 “미모에 가려졌던 연기력이 폭발했다”는 찬사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고윤정의 미모에 가려졌던 연기력이 이제야 제대로 보인다”, “얼굴 천재인 줄만 알았더니 연기천재”, “다 가졌다 정말로”,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짐”, “이지은의 ‘나의 아저씨’ 이후 이런 깊은 울림은 처음”, “고윤정의 대사를 듣다 보면 나 자신이 치유받는 기분”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엔딩에서 동만이 은아와 숲길을 걸으며 그린 ‘행복한 상상’처럼, 고윤정이 그려내는 변은아의 성장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마지막 위로를 건넬지 기대가 모인다.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