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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컴백③] “화장실 위치 확인하러 왔어요”…BTS 광화문 공연 준비 현장 직접 가보니

지승훈
입력 : 
2026-03-16 11:17:39
수정 : 
2026-03-16 12:31:53
호텔 만실·상권 들썩…광화문 ‘26만 인파’ 카운트다운
사전답사에 메뉴 추가까지…BTS 광화문 공연 예열 가동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전광판. 사진ㅣ강영국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전광판. 사진ㅣ강영국 기자

“광화문 광장은 처음이라, 대략적인 동선 확인하러 왔어요.” (공연 관람 예정 팬)

“돼지 못 먹는 외국인이 많아서, 소 불고기 메뉴도 추가했어요.” (광화문 인근 상인)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이 열릴 서울 광화문광장. 공연을 일주일 앞둔 현장은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BTS 데이’를 기다리는 긴장감이 퍼지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들이 오가고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평범한 도심 풍경 속에서도 곳곳에는 방탄소년단의 흔적이 스며 있었다. 공연을 앞둔 팬들과 상인들은 이미 ‘21일’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분위기였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1일 정규 5집 발매와 완전체 컴백을 기념하는 대형 공연을 광화문에서 펼친다. 공연까지 약 닷새가 남은 현재, 광장 한가운데에는 아직 무대도 장비도 설치되지 않았다. 대신 공연 준비를 알리는 전초 신호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본격적인 무대 설치는 16일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계단. 방탄소년단 컴백을 알리는 문구로 래핑된 계단 앞에서는 인증샷을 찍는 팬들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캐리어를 끌고 온 해외 팬들이 “BTS!”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 모습도 쉽게 발견됐다.

광장 주변 건물의 대형 전광판에서도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인근 KT 그룹 건물과 현대해상 본사 외벽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방탄소년단 관련 영상이 반복 재생되며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화면이 바뀔 때마다 몇몇 팬들은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공연을 앞두고 ‘사전답사’에 나선 팬들도 눈에 띄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학생 팬들은 휴대폰 지도와 메모가 적힌 A4 용지를 들고 광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동 동선을 체크하고 있었다. 공연 당일 수십만 인파가 몰릴 가능성을 고려해 미리 길을 익혀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서울이 처음이라 걱정돼서 먼저 와봤다”며 “공연 날 사람 많을 것 같아서 화장실 위치랑 서울역 가는 길 같은 걸 미리 확인하고 있다”고 웃었다.

아직 무대도, 음악도 없지만 광화문에는 이미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기다리는 ‘예열’이 시작된 분위기였다. 21일, 이 평범한 광장이 수십만 팬들로 채워질 순간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조금씩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컴백을 알리는 광고 문구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래핑됐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방탄소년단의 컴백을 알리는 광고 문구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래핑됐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방탄소년단 공연 당일,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거대한 인파가 몰릴 전망이다. 경찰은 정식 관객 2만2000명을 포함해 최대 26만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 팬은 물론 해외에서 유입되는 젊은 팬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광화문 일대 상인들도 ‘BTS 특수’를 대비한 각자의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메뉴를 바꾸거나 인력을 늘리는 등 저마다 분주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15년째 한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공연 당일 기존 메뉴였던 ‘돼지 불고기’를 ‘소 불고기’로 바꿔 판매할 계획이다. 외국인 방문객을 고려한 선택이다.

A씨는 “외국 손님들 중에는 종교나 식습관 때문에 돼지고기를 못 먹는 경우가 꽤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소 불고기를 한번 시도해보려 한다. 반응이 좋으면 계속 판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메뉴 변경은 가게 문 연 이후 처음”이라며 직원도 두 명 추가 채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광장에서 약 200m 떨어진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대비에 들어갔다. 공연 당일에는 본사에서 지원 인력 5명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점주 B씨는 “오늘 본사 지사장이 직접 매장에 와서 상황을 점검하고 갔다”며 “물량 확보도 미리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매출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 유동이 많은 인사동과 삼청동 인근의 CU 역시 공연 당일 인력을 대폭 늘린다. 오전과 오후 각각 3명씩 아르바이트 직원을 추가 배치해 혼잡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부 매장은 아예 문을 닫는다. KT 광화문 빌딩 내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공연 당일 영업을 중단한다. 공연 안전 관리 차원에서 건물 전체가 폐쇄되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지점을 제외한 주변 스타벅스 매장들은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 특히 서울을 테마로 한 특화 음료 2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공연을 찾는 팬들을 겨냥한 MD 상품도 평소보다 다양하게 준비될 예정이다.

이렇듯 광화문 일대 상권은 이미 ‘BTS 데이’를 앞두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연 하루가 도시 전체의 풍경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전광판. 사진ㅣ강영국 기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홍보하고 있는 전광판. 사진ㅣ강영국 기자

공연 특수는 숙박업계에서도 이미 감지되고 있다. 광화문 일대 주요 호텔들은 공연 당일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호텔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화문광장 인근을 넘어 명동, 종로 일대 호텔들까지 객실 예약률이 90% 이상 차며 사실상 ‘만실’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다. 해외 팬들의 숙박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0일 다섯 번째 정규 앨범 ‘아리랑(ARIRANG)’을 발매한다. 팀의 정체성과 그리움, 깊은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풀어낸 앨범으로 총 14곡이 수록됐다.

컴백 다음 날인 21일 오후 8시에는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컴백 기념 라이브 공연이 열린다. 해당 공연은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안전 대책도 강화된다. 경찰은 특공대 전면 배치와 검문·검색 강화, 흉기 난동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한 형사 인력 추가 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연 당일에는 약 4800명의 경찰 경호 인력이 투입될 전망이다.

주최 측인 하이브 역시 4000명이 넘는 질서 유지 요원을 배치해 인파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에 사복 경찰관이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암행 단속’도 병행된다. 경찰은 관람객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현장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돌발 상황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광화문은 아직 평소와 같은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공연 당일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조금씩 긴장감을 높여가고 있었다. 21일 밤, 이곳이 거대한 ‘BTS 공연장’으로 변하는 순간을 준비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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