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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정국의 성장통…솔직함의 경계 [연예기자24시]

한현정
입력 : 
2026-02-26 10:53:25
정국. 사진l스타투데이DB
정국. 사진l스타투데이DB

정국의 새벽 라이브에 세상은 즉각 반응했다. 술기운이 섞인 대화, 담배에 대한 솔직한 언급, 거침없는 농담과 직설적인 표현. 게다가 “이제 내 삶을 내 방식대로 살겠다”는 선언까지.

화면 속 그는 완벽하게 관리된 톱 아이돌이 아니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서른의 남자였다. 그것은 일탈이라기보다는 충돌에 가까웠다. ‘BTS의 정국’과 ‘인간 정국’이 잠시 같은 화면 안에서 맞부딪힌 순간처럼 보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엇갈렸다. 그를 사랑하는 팬들 사이에서조차. 컴백을 앞둔 시점에서 왜 굳이 논란의 여지를 남겼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팀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걱정, 스스로 리스크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냉정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반면 성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검열할 이유가 없다는 옹호 역시 이어졌다. 인간적인 모습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진짜 응원과 지지가 아니겠냐는 목소리였다.

이 균열은 단순한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돌을 바라보는 기대의 방향이 갈린 것이다. 완벽한 이미지로 남아주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모순. 사랑이 깊을수록 기준은 더 엄격해진다.

정국. 사진l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국. 사진l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아이돌의 솔직함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팬들은 진짜 모습을 원한다고 말한다. 꾸며지지 않은 말, 필터 없는 감정, 날것의 인간미. 그러나 산업은 늘 계산된 안전선을 그어둔다. 세계적 브랜드가 된 팀 안에서 개인의 표현은 더 이상 개인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말 한마디, 제스처 하나가 곧 팀의 이미지가 되고, 계약과 신뢰, 시장 가치로 이어진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은 그만큼 거대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정국의 자율은 단순한 자유 선언으로 끝날 수 없다. 세계적 스타에게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고 조율해야 하는 영역이다.

새벽의 정국은 무너진 모습이 아니라 경계선 위에 선 인물처럼 보였다. 소년 이미지를 벗고 어른으로 서려는 움직임. 동시에 팀의 얼굴로서 감당해야 할 무게를 자각하는 순간. 그 긴장이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와 오랜 시간 동행해온 하이브 역시 이 구조 안에 있다. 성공을 함께 만들어온 파트너이자, 동시에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조직. 보호와 관리, 자율과 통제는 늘 긴장 관계에 놓인다.

그는 “나는 사람이다. 그냥 즐겁고 싶다. 안 되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솔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미들한테는 솔직해지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회사만 아니면 다 얘기하고 싶었다”, “혼자 음악 하는 사람이었다면 신경 안 쓰고 얘기했을 것 같다”는 말에는 답답함과 자율에 대한 갈망이 동시에 묻어난다.

거침없이 말을 이어가면서도 조직의 시선을 의식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논란이 될 수도 있고 모르겠지만, 그게 난데 뭐 어째”라면서도 “내일 되면 멤버들이 또 얘기하고 회사에서도 정국씨 이러면서 말하겠지”라고 웃어넘겼고, “회사에서 나보고 뭐라고 많이 할까?”라고 되묻는 모습에서는 복잡한 감정이 읽혔다.

팬들이 방송을 꺼달라 요청하자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한 대목 역시 마찬가지다. 자유를 말하면서도, 그 자유가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고 있는 태도였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이 상황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듯 정국은 무너지기보다 성장의 문턱에 서 있는 쪽에 가깝다. 아이돌이 아티스트로, 소년이 어른으로 넘어갈 때 겪는 진통. 솔직함이 산업의 경계와 맞닿을 때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마찰.

결국 관건은 균형이다. 자율을 지키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것. 무엇보다 곧 열릴 광화문 무대는 그 균형을 증명해야 할 자리다. 서울 한복판, 상징적 공간에서 펼쳐질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다. 복귀를 알리는 장면이자 K-팝의 현재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무대다. 왜 지금 광화문인가라는 질문이 나올 만큼 그 상징은 분명하다. 공연 이상의 의미가 실린 자리다.

그가 그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이번 새벽의 장면은 흔들림이 아니라 통과의례로 남을 것이다. 자유를 말하는 용기만큼 중심을 지키는 힘을 보여준다면, 논란은 성장의 기록으로 바뀐다.

팬들이 바라는 것도 복잡하지 않다. 자유롭게 숨 쉬되, 중심은 단단하게. 그리고 오래, 아주 오래 곁에 남아주기를.

광화문 무대가 그 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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