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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정점의 BTS, 왜 지금 광화문인가 [돌파구]

한현정
입력 : 
2026-02-21 07:25:00
군 복무 이후 첫 완전체…광화문에서 울릴 ‘아리랑’
세계 무대 정점에서 한국 심장부로, BTS의 정체성 선언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BTS의 완전체 컴백은 음악 이벤트라기보다 하나의 역사적 장면에 가깝다. 장소는 광화문광장, 앨범명은 ‘아리랑’. 세계 무대에서 정점을 찍은 이들이 군 복무 이후 처음 꺼내든 키워드는 ‘확장’이 아니라 ‘정체성’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3월 다섯 번째 정규앨범 ‘아리랑’을 발표하고, 발매 직후 광화문광장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케이팝 그룹 단독 공연이 이 공간에서 추진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러나 진짜 메시지는 규모가 아니라, 공간이 품은 의미에 있다.

광화문은 단순한 야외 공연장이 아니다. 조선의 왕이 백성 앞에 나아가던 길이었고, 현대에는 시민의 목소리가 모였던 공간이다. 권력과 저항, 전통과 현대가 겹쳐온 장소다. 세계 스타디움을 누볐던 BTS가 이곳을 택했다는 사실은, 이번 컴백을 단순한 신곡 발표 이상의 장면으로 만든다.

앨범명 ‘아리랑’ 역시 같은 맥락에 놓인다. 한(恨)과 흥(興), 이별과 귀환의 정서를 품은 이 민요는 한국인의 집단 기억에 가깝다. 영어 싱글로 글로벌 시장의 문법을 선점했던 그룹이 군 복무 이후 가장 한국적인 언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번 선택은 전략이라기보다 방향 전환에 가깝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그간 BTS는 한국의 미와 정서를 세계에 송출하며 문화 ‘수출’의 상징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이번 광화문 공연은 결이 다르다. 콘텐츠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대신, 세계의 시선을 서울 한복판으로 끌어당기는 구조다. 수출에서 유입으로, 무대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이다.

물론 일각에선 특혜 논란도 제기된다. 특정 기업과 그룹에 상징적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이다. 하이브는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며 상업적 성격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울시 역시 대규모 인파에 따른 안전·교통 문제라는 현실적 부담을 안고 있다. 안전관리계획 심의 통과를 전제로 우회 동선 마련과 인근 시설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전체 규모는 약 1만5000석으로, 1인 1매 예매 방식이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에 수십만 명이 운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공연 당일 광장 인근 교통 통제와 일부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 등 강도 높은 안전 대책이 검토 중이다. 현장 관람이 어려운 팬들을 위해 온라인 생중계도 병행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방탄소년단. 사진l빅히트 뮤직

행정이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BTS라는 이름이 가진 문화적 상징성이 자리한다. 이제 BTS는 단순히 ‘한국을 알리는 그룹’이 아니다. 그 자체로 한국 문화의 얼굴이 된 존재다. 그래서 광화문은 공연장이 아니라 무대가 된다. 공간이 콘텐츠를 받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공간의 의미를 확장하는 장면이다.

온라인 반응은 엇갈린다. “이제야 완전체가 돌아왔다”는 기대와 함께 “공공 공간의 상업적 활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다만 공통된 인식은 있다. 이번 무대가 단순한 쇼케이스는 아니라는 점이다. 장소 선택 자체가 메시지로 읽힌다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업계에서도 상징성에 무게를 둔다. 한 공연 관계자는 “K팝이 해외 스타디움을 채우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이제는 콘텐츠가 공간을 어떻게 재해석하느냐가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광화문은 규모 과시가 아니라 위치 확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세계 스타디움을 누볐던 그룹이 다시 서울의 중심에 선다. 광화문에서 울려 퍼질 ‘아리랑’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팝을 교차시키는 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무대는 K팝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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