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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수상 불발 곧 실패?...K팝 다양성 챙겨야 할 때 [지승훈의 훈풍]

지승훈
입력 : 
2026-02-02 17:28:08
로제. 사진ㅣ연합외신
로제. 사진ㅣ연합외신

“그래미 어워즈 수상이 목표가 아니잖아요. 음악 산업은 변화했고 다양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K팝 아티스트 최초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2일 수많은 국내 언론을 통해 해당 소식이 전해졌다. ‘수상 불발’, ‘수상 실패’ 등 부정적 논조가 섞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로제의 ‘아파트’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수상자가 되지 못한 탓이다.

시상식이 진행되기 직전까지 로제의 수상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럴 만도 한 게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등에서 미국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한 저력이 있는 K팝이 단 한 곳, 그래미 어워즈의 문턱만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로제는 수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글로벌 흥행을 이끌어 낸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한 게 전부다. 하이브와 게펜 레코드의 합작 아이돌 그룹 캣츠아이도 신인상을 거머쥐지 못했다. K팝을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들의 전멸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래미 어워즈 수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 가요 관계자는 “그래미 수상은 과거와는 다른 결로 느껴진다. 음악 산업 특성상 협업 구조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단순히 대형 시상식 수상이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면서 “팬들과의 소통이 중요시되는 현실에서 그래미를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해외 음악 시상식이 주는 상징성에 집중하면 K팝을 잃게 된다. 우리 색을 낼 수 있는, K팝 장르 자체를 넓힐 줄 알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로제의 ‘아파트’와 ‘골든’은 미국 팝 느낌이 강하게 가미된 곡들이다. 팝이 K팝을 수용해서 만든 노래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가요계부터 다양성을 확보하고 더욱 우리의 음악색을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로컬적인 음악 색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희석되고 있다고 본다. 그게 K팝을 위기의 길로 이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역사 깊고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라는 점에서 수상의 기쁨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부분이다. 그러나 수상에 미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끼기 보다, K-대중문화, 즉 K-음악의 결과 맞지 않는다고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로제의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과거 그룹 방탄소년단 수상에 이어 K팝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매해 두드러지고 있다. 시상식 수상이 가져다주는 명예를 좇아서는 안 된다. 실제로 음악을 소비하고 영위하는 국내외 팬들을 위해 음악을 제작해야 할 때다.

훈훈한 바람, ‘훈풍’은 기분을 좋게 합니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훈풍에 올라타길 기원하며. 연예계를 보다 풍요롭게 만든 ‘훈풍’을 조명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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