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동성 결혼과 출산으로 주목을 받았던 레즈비언 작가 김규진이 아내, 두 돌 된 딸과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김규진은 지난 달 유튜브 채널 ‘여의도 육퇴클럽’의 콘텐츠 ‘이웃집 가족들’에 출연해 자신을 “아기 키우는 레즈비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결혼한 지 6년 정도 됐고, 아이를 낳은 지는 2년이 됐다”며 “아내와 나, 딸,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임신과 출산을 결심하게 된 배경도 전했다. 김규진은 “아내가 마취과 의사라 출산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출산을 극도로 두려워했다”며 “오히려 아무 것도 몰랐던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출산 이후 겪은 사회적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짧은 머리 스타일로 인해 “뉴스 댓글에 ‘저 집은 남편이 아기를 낳았네?’라는 글이 달린 적도 있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들 부부의 임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자 기증을 위해 프랑스 병원을 찾았으나 대기 기간이 1년 반에 달해 결국 벨기에로 향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엄격한 심리 상담을 거쳐야 했고, 김규진은 이를 두고 ‘부모가 될 자격을 증명하는 절차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아이가 성장해 던질 질문에 대한 답도 미리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김규진은 아이에게 건넬 설명으로 “아빠가 없는 집은 원래 많다”는 말을 떠올렸고, 아내는 “부모는 원래 네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답을 준비했다. 실제 육아 과정에서도 아이에게 “우리 집에는 아빠가 없고 엄마가 둘이야”라고 사실대로 설명하고 있다. 동요 가사 역시 ‘엄마 곰, 엄마 곰, 아기 곰’으로 바꿔 부른다.
가족과의 갈등과 변화도 공개했다. 김규진은 커밍아웃 당시를 떠올리며 “부모님의 반대가 매우 거셌다.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고, 의절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2019년 결혼식 당시 부모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손주의 탄생 이후 관계는 달라졌다. 김규진은 “아기를 낳은 뒤로 연락이 많이 온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관계가 빠르게 회복돼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전했다.
26개월 차 엄마가 된 김규진은 최근의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딸이 이성애자인 것 같다.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잘생긴 삼촌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차별 없이 키우고 싶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아직은 낯선 감정이 든다”며 초보 부모로서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김규진은 작가이자 회사원으로 활동하며 성소수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 씨와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2022년 12월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았으며, 2023년 8월 딸을 출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