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사이비 종교 사건의 실체를 담아 큰 파장을 일으킨 ‘나는 신이다’의 조성현 PD가 시즌를 통해 다시 한번 기억해야할 사건을 짚는다.
8일 방송된 MBC 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시리즈 연출자 조성현 PD가 출연해 인터뷰했다.
오는 15일 ‘나는 신이다’ 시즌 2, ‘나는 생존자다’가 전세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진행자 김종배는 “후속작 만들 것이라고 저희 방송에서 여러 번 말씀 주셨는데 드디어 끝났다. 홀가분 하냐”고 소감을 물었다.
이에 조성현 PD는 “솔직히 많이 홀가분하다”면서도 “아직 공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확답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는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나는 생존자다’의 공개를 막아달라며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조성현 PD는 “12일이 기일이다. 제 생각에는 14일쯤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3년에 공개된 ‘나는 신이다’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오대양 박순자, 아가동산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의 이야기를 다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조성현 PD는 “지난 시즌에 의미 있는 일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JMS 신도 절반 이상이 탈퇴했고, 정명석도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의미 있고 축하할 만한 일은 메이플의 근황과 관련된 것이다. 메이플이 결혼했고, 얼마 전 임신했다. 딸을 임신해 더더욱 기쁜 소식이다. 본인이 행복하다고 하니, 저 역시 매우 기뻤다”며 JMS 피해자였던 메이플의 행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시즌2의 제목이 ‘나는 생존자다’인 이유에 대해, 조성현 PD는 “메이플과 관련된 이야기다. 저희는 메이플을 성폭력 피해자라고 생각했으나, 메이플을 향한 공격이 시작됐다. ‘당한 너도 잘못’이라는 식이었다. 그러나 PD 입장에서 볼 때, 이분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끝까지 싸워 교주를 감옥에 보낸 생존자였다. 시즌1 제목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확히 ‘생존자’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한국 역사상 가장 추악하고 처참한 기억을 끄집어내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단다. 이번에 선정된 사건은 JMS, 형제복지원, 지존파, 삼풍백화점 사건 등이다.
조성현 PD는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충분히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참사의 속성을 새롭게 생각해보게 됐다. 결국 인간의 가치가 돈보다 낮게 여겨지는 곳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한다”며 네 사건을 관통하는 지점을 짚었다.
조성현 PD는 “제작 과정이 고통스러웠다. 시즌1 때는 심리 치료나 상담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엔 받았다. ‘도대체 살아서 무엇을 하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번 시리즈에서 사회 각층 고위직 인물 중 JMS와 연관된 사례도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 PD는 “전직 국회의장, 전직 국무총리도 있다. 정명석이 전자발찌를 착용한 죄인이라 멀리 못 나간다. 충남 금산군 월명동 내에서 거의 생활한다. 그런 범죄자를 만나기 위해 알현하듯 찾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통일교, 신천지를 이야기하면서 큰 조직을 다루지 않고 왜 굳이 JMS 다루느냐고 묻는다. 운이 좋게 김도형 교수, 메이플 등이 모이면서 신도가 3만 명밖에 안되는 사이비 종교가 저지를 수 있는 일을 구조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거꾸로 생각하면 3만 신도를 가진 사이비 종교가 할 수 있는게 이 정도면 과연 대한민국을 누가 지배했을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