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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배우 몫, 책임은 나몰라라? 아이유·변우석 뒤에 숨은 작가 [신영은의 만화경]

신영은
입력 : 
2026-05-18 16:58:50
변우석-아이유.사진ㅣ스타투데이DB
변우석-아이유.사진ㅣ스타투데이DB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은 나란히 사과한 반면, 논란의 ‘21세기 대군부인’을 직접 집필한 유지원 작가는 아무런 입장 없이 논란을 수수방관하고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21세기 대군부인’ 11회에서는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즉위식이 그려졌다. 왕이 조선 시대 제후국의 격식에 해당하는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왕을 향해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는 모습이 방송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는 동북공정(중국 동북부 있던 나라들의 역사까지 자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역사 왜곡 행위)에 이용될 수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됐다. 특히 글로벌 OTT 디즈니+를 통해 전세계로 송출되는 작품인 만큼,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있다는 우려도 잇따랐다.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성희주(아이유 분)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3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21세기 대군부인’은 흥행보증수표 아이유와 tvN ‘선재 업고 튀어’로 신드롬을 일으킨 변우석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각종 화제성 지표에서 1위를 기록했고, 방송 전 광고가 완판되며 화제성과 흥행성을 기대케했다. 실제로 ‘21세기 대군부인’은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첫방 시청률로 쾌조의 스타트를 알리며 역대 MBC 금토드라마 시청률 1위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21세기 대군부인’은 첫 방송부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을 비롯해 극중 고증 오류에 대한 비판에휩싸였다. 일제강점기를 거치지 않은 조선에서부터 이어진 입헌군주제라는 세계관임에도 불구하고 대비가 있음에도 그보다 서열이 낮은 대군이 섭정을 하는 점, 대군의 부인을 ‘부부인’이 아닌 ‘군부인’으로 호칭하는 것 등이 지적을 받았다.

즉위식 장면이 논란이 되자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대체 역사물’이라는 장르적 방패가 모든 고증 오류를 면제해 줄 수 없다.

결국 제작진은 논란이 커지자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며 “애정을 갖고 드라마를 지켜봐 주신 많은 분께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종영 당일 일부 내용만 선택해 뒤늦게 사과했다는 점에 주어는 쏙 빠진 알맹이 없는 ‘늑장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 사진ㅣMBC
‘21세기 대군부인’. 사진ㅣMBC

반면 주연 배우들은 책임을 다했다. 18일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변우석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이 시청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이유도 같은날 자신의 SNS에“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드라마 속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 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우리 고유의 역사에 기반한 상상력과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었던 만큼 배우로서 더욱 신중하게 대본을 읽고 공부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은 19일 진행 예정인 종영 인터뷰에서 취재진과 직접 만나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21세기 대군부인’을 집필한 유지원 작가와 MBC는 ‘배우’와 ‘제작진’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아무런 입장 없이 묵묵부답을 고수하고 있다. ‘제작진’의 사과문은 ‘작가’와 ‘MBC’의 사과문이 아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유지원 작가의 입봉작이다. 유지원 작가는 2022년 MBC 드라마 공모전에 당선돼 ‘21세기 대군부인’을 자신의 데뷔작으로 선보였다.

배우들은 작가가 집필한 대본에 전적으로 의지해 프로그램에 임한다. 연출자 역시 작가가 집필한 대본을 바탕으로 작품을 촬영한다. 연출자의 경우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수정할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대본 수정 권한은 작가에게 있다.

아이유와 변우석은 작가가 집필한 대본에 맞춰 만들어진 ‘21세 대군부인’이라는 콘텐츠에 출연했지만, “고민이 부족했다”며 온갖 비난을 감수하고 묵묵히 사과하고 주연 배우로서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천천세”를 직접 집필한 유지원 작가는 책임은 나몰라라 입을 다물고 있다. 유지원 작가와 MBC는 언제까지 아이유, 변우석을 방패막이로 사용할 것인지, 추가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영은의 만화경>>
작은 조각들이 모여 다채로운 무늬를 만드는 ‘만화경’처럼, 연예계 이슈를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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