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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시간’ 이춘재 전처 “나는 왜 안 죽였을까…가족들도 날 원망해”

김소연
입력 : 
2025-11-03 07:48:49
‘괴물의 시간’. 사진| SBS
‘괴물의 시간’. 사진| SBS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춘재의 전처가 31년 만에 침묵을 깨고 증언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괴물의 시간’에서는 이춘재의 전처 이모씨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이씨는 화성연쇄살인 10차 사건 발생 1년 후인 1992년 4월 이춘재와 결혼했다. 그러나 이춘재는 1994년 이씨의 여동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복역 중이던 2019년 화성 연쇄 살인의 진범으로 특정됐다.

이씨는 인터뷰를 통해 “제가 억울한 것도 있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지만, 지금 와서 이런 얘기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런다고 죽은 동생이 살아나지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춘재에 대해 “집 안에선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낮에는 수줍은 색시로 불렸지만, 밤이면 악마로 돌변했던 극단적인 두 얼굴을 지녔다”며 “나와 두 살배기 아들도 감금하고 폭행했다. 견디다 못해 1993년 12월 집을 나갔다”고 털어놨다.

이춘재는 이씨가 집을 나간 지 한 달 후인 1994년 1월 13일, “토스트기를 가져가라”며 처제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처제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성폭행 후 살해하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씨는 “가족들도 나를 원망한다. 나보고 ‘네가 그 사람(이춘재)을 만나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고 한다”며 “나도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예쁘게 살았을 것 같다.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나는 왜 안 죽였을까’ 생각을 해봤다. 경찰이 ‘아이의 엄마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춘재와 만남을 시작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저는 건설회사 직원이었고 그 사람은 하청업체 직원이었다. (이춘재는)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 없이 철저했다”며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그 사람이 먼저 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제를 하던 중) 제가 임신을 해서 함께 병원에 갔었다. 제가 미혼모 시설을 알아보거나 수술을 하겠다고 했더니 안된다면서 화성 집에 데려갔다. (이춘재가 어머니께) ‘아기 가졌다. 결혼할 거다. 내가 직장을 구할 건데, 얘가 지낼 데가 없다’고 했다. 어머니가 주저앉으셨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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