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석규가 전직 협상가이자 현 치킨집 사장님으로 변신, 작품과 연기를 통해 ‘소통불능 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8일 오후 tvN 새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을 비롯해 출연진인 한석규, 배현성, 이레가 참석했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전 레전드 협상가, 현 치킨집 사장으로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신사장(한석규 분)이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해 내는 분쟁 해결 히어로 드라마다.
이날 신경수 감독은 협상이 중점인 이야기를 풀어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반기리 작가님 만나서 받았던 기획안에 ‘소통불능의 시대, 시대유감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드라마’라는 글귀가 있었다”며 “분노와 증오보다는 대화와 이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석규는 본래 맡아왔던 진중한 역할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치킨집 사장이라는 특별한 역할에 도전한다. 그는 “직업이 많이 달라졌다. 기존에 많이 맡았던 국정원, 경찰, 전문직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 제 직업은 가장 소박한 치킨집 사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 ‘레전드 협상가’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 현재는 치킨집 사장을 하는 사연을 드라마 통해 보여드리겠다”며 “치킨집 사장이니까 소박하고 끼어드는 것을 좋아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주변 이웃들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신경수 감독은 ‘뿌리깊은 나무’, ‘비밀의 문’ 이후 세 번째로 한석규와 재회했다. 신 감독은 “전작에서는 세종, 영조로 모시다가 치킨집 사장으로 모셔서 송구한 마음이 있었다”며 “전작들에서는 제가 B팀 연출이다보니 선배 감독님들이 만드시는 핵심적인 이야기, 좋은 장면을 선배들이 연출해 샘이 났다. 언젠가는 (한석규와) 반드시 만나야겠다 했는데 다시 만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야기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연기 관점이 저와 다행히 비슷해서 대화가 잘 통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석규 역시 신뢰를 드러내며 “신 감독님은 일관되게 ‘나는 왜 연출을 하는가’라는 것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작업의 결과를 내는 것 같다”며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연기를 하는데 동료로서 정말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아역 시절 ‘육룡이 나르샤’로 신경수 감독과 만났던 이레는 “성인이 된 후 첫 작품을 신 감독님과 함께하게 돼 너무 좋았다”며 “일단 현장에서 의견을 드리거나, 피드백을 받을 때도 감독님과 함께해서 편안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치킨집 사장이기에 닭손질 연기도 능숙히 해야했던 한석규는 “막내다 보니 어머니를 도와 어릴 때부터 요리를 많이해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흉내를 잘 내기도 하니까”라며 “실제 치킨집 운영하시는 현장 도움 주시는 분도 오셔서 반죽과 밀가루 튀김옷 묻히는 방법을 배웠다”고 했다.
한석규는 치킨집 사장과 알바, 배달원으로 만난 후배 배우 배현성과 이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배현성에게는 “칼질 하는 걸 보니 주방을 맡으면 절대 안 된다”며 “양배추 두께가 1~2cm였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레에게는 오토바이 액션신을 언급하며 “실력이 짱이었다. 배달 쪽으로 최고”라고 칭찬했다.

신입 판사이자 치킨집에 알바 낙하산으로 오게 된 조필립 역을 맡은 배현성은 “필립이가 남들의 감정에 공감을 하는데, 겉으로는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는 친구”라며 “치킨집이니까 ‘겉바속촉 조필립’, ‘겉바속촉 배현성’ 수식어는 어떨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신경수 감독은 실생활에서 어떤 때에 ‘신사장’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 같냐는 질문에 “지난 겨울에 남태령에서 경찰들과 농민 분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세종(한석규)이 떠올랐다. 양손에 치킨을 들고 와서 두 집단을 조정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미국에 많은 한국 노동자들이 억류되어있는데, 그럴 때 신사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미국 이민당국 단속에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단속에 적발돼 체포, 구금된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한석규 역시 “갑을이라는 단어 자체가 거북스럽다”며 “얼마 전에 안타까웠던 가맹점주와의 분쟁 사건도 있었다”며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살인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극단적이고 슬픈 일의 출발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며 “이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하고, 어떻게 남들과 공유해야 하는지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회는 더 극단적인 결과로 가고 소통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데, 바로 그 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시청자 여러분 역시 ‘신사장 프로젝트’를 보며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추스려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관전포인트도 예고됐다. 이레는 “배우 뿐 아니라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과 캐릭터들, 다양한 상황들이 있어서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석규는 “신사장 캐릭터가 유쾌하고 코믹한 면이 부각되지만, 이야기에는 어둡고 아주 침침한 면도 많이 있는 인물”이라며 “여태까지 모든 경험, 선배님들에게 영향 받고 배웠던 사람의 폭넓은 모든 감정과 캐릭터를 비벼놓은 그런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을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하며 발표회를 마무리했다.
‘신사장 프로젝트’는 오는 15일 오후 8시 50분 tvN에서 첫 방송한다.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